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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돈 쌓아두고 안 쓰는 대학 '수십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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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기금 116억 적립에도

연구·건축·장학 지출 '전무'

'500억' 극동대도 장학 0원

"교육부 적절한 관리 필요"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연구와 장학, 건축 등의 목적으로 기금을 쌓아두기만 한 채 실제로는 학생을 지원하거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돈을 쓰지 않은 대학이 수십 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현아 의원(자유한국당)이 한국사학진흥재단에서 받아 분석, 8일 발표한 각 대학 적립금 적립ㆍ인출 현황을 보면 2013년부터 지난 해까지 연구기금을 한 푼도 안 쓴 대학(산업대 포함)은 36곳이었다.

건축기금을 쌓아두기만 한 곳은 18곳, 장학기금을 아예 쓰지 않은 곳은 14곳이었다.

충청권에서는 충남의 청운대가 이 기간 116억여원의 기금을 더 적립했지만 연구ㆍ건축ㆍ장학 기금 모두 사용하지 않았다.

같은 지역의 백석대와 나사렛대는 각각 478억원과 459억원을 적립했으나 연구기금 지출은 없었다.

충북에선 극동대가 500여억원을 적립하고도 장학기금 인출이 '0'이었다.

전국적으로는 수원대가 2013~2017년 286억여원의 기금을 더 적립했지만 연구ㆍ건축ㆍ장학 기금 모두 지출이 없었다.

이 학교는 최근 "학교재정이 양호한데 교육환경이 개선되지 않아 피해를 봤다"며 학생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 등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기도 했다.

이 기간 기금 적립액수가 1289억여 원으로 가장 많은 홍익대도 지출에는 인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기금은 단 1원도 안 썼고 장학기금은 누적 금액의 2.6%, 건축기금은 12%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지난 5월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이 830만원으로 사립대 평균보다 높은데 학생 과반이 가장 큰 학내 문제로 '열악한 시설ㆍ공간'을 꼽을 정도로 투자가 없다"면서 적립금 사용을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5년 간 기금 적립액수는 홍익대에 이어 고려대 1123억여원, 을지대 922억여원, 연세대 899억여 원, 성균관대 538억여원 순이었다.

김 의원은 "대학들이 학교시설을 신축ㆍ보수하고 장학금이나 연구비를 지원하는 데 적립금을 써야 함에도 그러지 않고 학교법인의 쌈짓돈을 불리는 데 쓰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교육부가 적절한 관리ㆍ감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홍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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