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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기업들 "물려줄 바엔 판다"…매각금액 2년째 3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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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물려줄 바엔 판다 ◆

매일경제

경제 저성장 국면 장기화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개인 기업 매각이 부쩍 늘고 있다. 과도한 상속·증여세로 가업 승계에 따른 실익이 낮은 상황에서 경영 불확실성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현금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1980년대 경제 고도성장기에 창업한 오너들이 은퇴 시기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추세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9일 매일경제 레이더M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매각된 개인 기업 거래대금은 총 2조5992억원에 달한다. 집계 대상은 외부에 경영권 거래가 공표된 거래대금 50억원 이상 기업으로 대기업 오너의 거래는 제외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개인 기업 매각대금은 3조465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개인 기업 매각대금 3조5080억원과 비슷한 규모로 2년 연속 3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2016년 개인 기업 매각 규모는 1조9728억원에 불과했다.

올 들어 개인 기업 매각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전성원 대표의 자동차부품사 KUM(거래대금 5400억원), 김소희 대표의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난다(6000억원)를 비롯해 홈퍼니싱기업 까사미아, 유압크레인기업 동해기계항공, 안경도매기업 스타비젼 등이 줄줄이 매각됐다. 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관계자는 "50대 이하 젊은 창업자들은 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창업을 꿈꾸며 기업 매각을 타진한다"면서 "70대를 넘어선 고령 오너들은 향후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자식 걱정에 기업을 사줄 수 있는지 의사를 물어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과도한 상속·증여세제도 기업의 가업 승계 의욕을 꺾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중소기업 가업 승계 특례 제도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는 세금 감면 혜택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향후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가업 승계를 택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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