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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年5% 문턱…치솟는 주담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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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상승기 주택 관련 대출 2題

매일경제

최근 단행된 미국 금리 인상이 국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을 끌어올리는 '나비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연장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3년 혹은 5년간 금리가 고정되다가 이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국내 장기 금융채를 따라가는데, 이 장기 금융채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최근 현지 기준금리 상승 분위기로 인해 급격히 뛰었기 때문이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KB국민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52~4.72%로 전주 3.47~4.67%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5년간은 고정금리, 이후에는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이 기간 각각 0.02%포인트씩, KEB하나은행은 0.021%포인트 오르는 등 주요 은행 금리가 0.02~0.05%포인트 뛰었다. 이는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 비상이 걸렸던 지난 3일(현지시간)의 결과다.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2%포인트 오른 3.18%로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장중 한때 3.246%까지 치솟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미국 기준금리는 여전히 중립 금리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고 언급한 것과 견실한 미국 경제성장 관련 지표들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 데 따른 것이다. 한번 오른 국채 금리는 지난 5일 3.244%를 유지한 채 거래를 마쳤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은 곧 국내 금융채 장기물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올랐던 지난 3일, 즉 한국시간으로 4일 2.3847%였던 국내 금융채 5년물 AAA등급 금리는 8일 2.4287%로 0.044%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채는 은행채 등 금융사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대출을 취급하는 은행들은 6개월이나 1년 만기 단기물 채권 금리는 1년 만기 신용대출, 5년물 이상 장기물 금리는 상환기간이 최대 30년으로 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삼는다.

특히 은행들이 파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보통 5년 동안 시중금리가 올라도 대출금리 조정이 안 되는 일시적 고정금리 상품이다 보니 은행들은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고정금리 적용 기간과 똑같은 5년짜리 금융채 AAA등급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기준금리로 쓰고 있다. 국민은행을 포함해 주요 은행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제히 뛴 이유다. 즉 '미국 기준금리 인상→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인상→한국 5년물 금융채 금리 상승→한국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과정이 이뤄진 것이다.

대출을 끼고 집을 샀거나 구매할 예정인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예전보다 오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많은 이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지난 1월 말 국민은행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는 3.34%, 현재는 3.58%다. 2억원을 20년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린다고 가정할 때 내야 하는 총이자는 각각 7444만8760원, 8035만6270원으로 후자가 약 591만원 더 비싸다. 상환기간을 30년으로 늘리면 이자 차이는 962만원으로 커진다.

미국발 금리 인상 탓에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뛰는 현상은 앞으로 더 심해질 전망이다. 미 연준이 당장 올해 12월을 포함해 내년까지 네 번 더 금리를 올릴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월가에서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기술적 지지선으로 불리는 연 3.25%를 넘어 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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