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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영덕군 강구면 태풍피해 집중…"철길둑 빗물 저지대 덮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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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콩레이'로 경북 영덕군 강구면에 피해가 집중된 이유를 놓고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9일 영덕군에 따르면 지난 6일 영덕을 휩쓴 태풍 콩레이로 영덕에선 주택침수 1113건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강구면 피해가 626건으로 가장 많고 영덕읍이 196건, 축산면이 191건으로 뒤를 이었다. 주택 반파 2건도 모두 강구에서 발생했다.

강구면에서도 강구시장을 비롯한 오포리 일대는 2m 가까이 침수됐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

영덕군은 주요 피해 원인을 300㎜ 넘게 내린 비 때문이라고 꼽는다.

그러나 상당수 주민은 침수 원인을 많은 비와 함께 올해 초 개통한 동해선 철길 때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강구시장을 기준으로 남서쪽 계곡에 있는 화전리 들판 한중간 약 10m 높이에 강구역이 들어서면서 철길둑이 생겼다.

산과 산 사이를 잇는 전체 길이 약 340m, 높이 10m에 이르는 둑이 댐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 철길둑은 한 모퉁이에 도로와 하천 부분 30m 길이 구간만 뚫려 있다.

이곳으로 빗물이 모이면서 마을 길을 타고 지대가 낮은 오포리 일대를 덮쳤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오포리 마을 중간에서 한동안 물을 가두는 역할을 한 강구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담이 한계에 이르러 무너진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담이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바로 옆 강구시장으로 순식간에 많은 흙탕물이 들이닥쳤다.

여기에 더해 강구면을 지나는 7번 국도보다 오포리 마을이 2∼3m 정도 낮은 곳에 있다보니 7번 국도와 동해선과 사이에 끼인 오포리가 물그릇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만약 예전처럼 철둑길이 없었다면 물 흐름이 분산돼 이렇게 큰 피해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와 접한 강구지역 특성상 바닷물 만조 시간과 겹쳐 물이 빨리 빠지지 않았고 300㎜가 넘는 비에 배수 펌프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군은 올해 7월 100억원을 들여 강구면에 배수펌프장을 설치했다.

태풍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자 6일 오전 7시부터 가동했으나 오전 11시 30분께 펌프장이 침수돼 작동이 중단됐다.

영덕시장 인근에 만든 빗물 저류시설은 규모가 작아 사실상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또 다른 주민은 "펌프장이 있어도 제 역할을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이번 피해는 인재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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