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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사우디 언론인 실종에 터키-사우디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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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언론인 행방 사우디가 증명해야"

뉴스1

8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의회 건물에서 기자회견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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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자국 내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실종된 언론인 자말 카쇼기의 행방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이 증명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사우디와의 마찰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우디 총영사관 직원들은 카쇼기가 떠났다는 말만으로는 스스로를 구제할 수 없다"며 그 말을 영상으로 입증하라고 압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영사관에) 카메라가 있지 않느냐. 만약 그가 스스로 떠났다면 이를 증명할 영상이 있을 것"이라며 "터키 당국에 그의 행방을 묻는 이들은 먼저 카쇼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사우디아라비아에)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게재해왔던 카쇼기는 지난달 28일 터키 이스탄불에 위치한 사우디 총영사관에 혼인신고 관련 서류를 받으러 들어간 뒤 연락이 끊겼다. 터키 조사단은 카쇼기가 사우디 총영사관 내에서 살해당한 뒤 시신이 바깥으로 옮겨졌다고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도 영사관에 카메라는 있지만 촬영이 되지 않아 카쇼기의 출입이 찍힌 영상은 없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경찰과 정보기관이 이 사건을 수사 중"이라며 "공항 출입을 조사하고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이들이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터키 당국은 사우디 대사를 두차례 호출에 정황 설명을 들었고 영사관 수색 협조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일간지 알와탄의 편집국장으로 일했던 카쇼기는 수십년간 사우디 지배층과 가까이 지냈으며 사우디 정보국의 전 수장에게 자문까지 했다.

하지만 최근 WP 칼럼을 통해 사우디 왕가, 특히 빈살만 왕세자를 비판해왔다. 또 사우디 주도의 예멘 공습을 비판하고 사우디에서 테러조직으로 분류한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했다. 터키는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하고, 사우디가 주도한 카타르 단교를 반대하며, 사우디의 숙적인 이란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는 등 사우디에 사사건건 반대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이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은 사우디의 대표적인 우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 좋은 소식이 들리고 있다"면서 우려의 뜻을 전했지만, "지금은 누구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AFP통신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발언을 인용해 "(카쇼기) 피살이 확인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동맹에 악영향이 갈 것"이라고 전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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