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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에 文정부 '소득주도성장'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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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축적으로 이어질지가 관건"

본인 학문적 시각에 맞춰 답변

폴 로머 뉴욕대 교수 기자회견

이데일리

사진=연합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소득향상이 더 많은 기술축적으로 이어지느냐가 (성공의) 관건으로 봅니다. (소득주도성장의) 초점은 여기에 맞춰져야 합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폴 로머(사진·62) 미국 뉴욕대 교수는 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뉴욕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정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경제적 효과 여부와 관련, “사람들은 소득이 늘어날수록 더 교육을 받게 되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 마련이다. 어떤 기술이 더 필요하고 누가 더 기술을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환경이 필요한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의 교육시스템과 직업은 매우 훌륭한 만큼 추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의 성공을 위해선 단순히 근로자의 소득을 늘리는 데 초점을 둘 게 아니라, 교육을 통한 지식습득, 더 나아가 기술혁신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다.

로머 교수는 “싱가포르 사례를 주의 깊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싱가포르도 소득주도성장을 시도해봤는데, 절반의(mixed) 성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로머 교수는 내생적 성장 이론으로 잘 알려진 거시경제학계의 거두다. 기술과 지식의 혁신이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학자다. 따라서 자신의 학문적 시각에서 소득주도성장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읽힌다.

로머 교수는 이날 오전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에서 걸려온 2통의 전화를 스팸 전화로 오인해 받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상처’를 받기 싫어 꽤 오래전부터 노벨상을 추구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날 ‘상을 받겠느냐’는 노벨위의 질문엔 가차없이 “예. 받겠다”고 답했다고 밝혀 폭소를 자아냈다. 캐주얼 차림으로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로머 교수는 ‘축하 파티’ 계획을 묻는 질문에 “여자 친구와 저녁을 먹으며 자축할 것”이라고 했다.

로머 교수는 2000년대 이후 수학적 증명 중심의 주류 경제학계를 비판한 ‘비주류’이기도 하다. 학계를 향한 도발적인 ‘쓴소리’도 서슴지 않은 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시카고대에서 물리학과를 졸업했고,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6년 10월부터 올 1월까지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수석부총재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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