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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한글날 머쓱해진 중기부·과기부···“보도자료 맞춤법 오류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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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 중 중소벤처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보도자료에서 한글사용법 오류가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윤상직 의원(자유한국당)이 국립국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기부와 과기부는 2016년부터 지난 8월까지 보도자료 중 국립국어원으로부터 각각 67건과 62건의 개선 권고 지적을 받았다.

기획재정부와 외교부가 각각 58건과 53건으로 뒤를 이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는 46건이었다. 과기부 관련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각각 3건과 1건에 그쳤다.

‘국어기본법’ 제14조에 따르면, 공공기관 등은 공문서를 일반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하고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해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괄호안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를 쓸 수 있다.



경향신문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서예가 쌍산 김동욱 씨가 길이 120m, 폭 1.6m 크기의 광목천에 훈민정음 서문을 쓰는 서예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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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 자료에 맞춤법 오류가 많은 것은 정확한 표현을 모른 채 외국어를 자주 사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과기부는 지난해 9월6일 배포한 ‘국내중소 ICT기업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활로를 찾는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겪고’를 ‘격고’라고 썼고, ‘투자가·구매자’를 ‘바이어’라고 써서 지적을 받았다. 지난 2월 7일 배포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기반 창업과 기술이전으로 고급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다’란 자료에서 ‘생존율’을 ‘생존률’이라고 작성하고 ‘기술이전 전담 조직(TLO)’과 ‘대학기술경영센터(TMC)’를 ‘TLO’와 ‘TMC’로만 표기해 지적받았다. ‘대약진’은 ‘퀀텀점프’라고 작성했다.

3월 9일 ‘국민이 체감하는 연구성과는 일자리입니다’란 자료에서는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이라는 표현을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이라고 써서 띄어쓰기 오류가 있었다.

‘보틀넥’이나 ‘병목 현상’ 대신 ‘바틀넥’이라고 쓰기도 했다. 국어원은 “외래어 표기법상 ‘bottleneck’은 ‘보틀넥’이 바른 표기이며 쉬운 우리말 표현인 ‘병목 현상’으로 바꾸어 쓰는 것이 더 좋다”고 지적했다.

윤상직 의원은 “과기부가 한글 표기법을 제대로 쓰지 못해 국립국어원으로부터 반복적으로 지적을 받고 있다”라며 “이는 공공기관으로서 직무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우리 글과 말에 대한 사랑은 공공기관부터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라며 “한글날에만 강조하지 말고 평소에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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