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성과 풍계리 사찰, 전문가 혹평
"김정은, 재포장후 또 팔아 시간끌기"
"파티계획하러 평양까지 먼길 갔느냐"
"핵 신고없인 비핵화할지 알 수 없어"
폼페이오 "중대한 진전"에 "金, 같은 말 두 번 팔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8일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자체엔 새로운 것을 이루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우리는 중대한 진전을 이뤘으며 계속해서 중요한 과정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국무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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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핀 나랑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자신의 트윗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풍계리와 서해(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모두 사찰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했지만, 솔직히 이건 현 상황에서 어떤 변화도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풍계리 약속의 진짜 의미는 김정은이 수개월 동안 시간을 끌기 위해 한가지 겉치레 양보에서 최대한 이득을 뽑아내는 기술을 통달했다는 것"이라며 "이미 해체를 약속했던 풍계리와 서해 시험장을 6개월간 계속 얘기하면서 아주 성공적으로 똑같은 말을 두 번 팔았다(Brilliantly selling the same horse twice)"고 꼬집었다.
애트랜틱카운슬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이 정확히 무엇인지, 전체 핵 물질과 핵 시설 현황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그게 없으면 우리가 그들이 비핵화를 할지 알 길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닝 연구원은 "폼페이오 장관의 기자회견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모호한 언급외엔 북한의 확고한 언급을 확인할 계기는 되지 못했다"며 "스티브 비건 특사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북한과 미국이 무엇을 할지 진지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북한과 협상의 미묘한 속성상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 이미 합의에 도달했지만 공개만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현지시간 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오찬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발표하기전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하길 바랬을 가능성도 있다"고 하면서다. 폼페이오 장관이 8일 동행 기자단과 회견에서 "영변 핵 시설 사찰과 관련해 어떤 진전이 있느냐" 질문에는 "북한과 공개를 합의한 사항 외엔 협상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한 채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경우 폐기를 약속한 영변은 종전선언과 함께 협상이 진행 중이란 뜻이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NBC방송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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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폼페이오 장관은 오직 파티 계획 목적으로만 평양까지 그 먼 길을 갔느냐"며 "어떤 합의를 만들 수 있을지 명확히 알지도 못한 채 또 다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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