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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생모 몰래 신생아 빼돌린 스페인 의사, 공소시효 만료로 유죄 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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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독재 아래 일어난 아기 납치 첫 재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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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생모 몰래 신생아를 빼돌려 불임부부에게 제공한 스페인 의사가 공소시효 만료로 유죄 판결을 면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마드리드 법원은 산부인과 의사였던 에두아도 벨라(85)가 유괴, 사기, 서류 위조 등의 범죄를 저질렀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벨라는 프란치스코 프랑코 독재 체제였던 1969년 갓 태어난 이네스 아드리갈(여)을 유괴해 불법 입양시켰다. 양부모는 2010년 자신들이 불임부부이며 아드리갈을 '선물'로 받았다고 고백했다.

아드리갈은 2년 뒤인 2012년 벨라를 고소했다. 하지만 벨라에 대한 공소시효가 지나 유죄 판결이 내려지진 않았다. 관련 법에 따르면, 피해자가 성인이 되고 10년 안에 고소해야 하는데 그 시한을 지나버렸기 때문이다.

이번 경우는 스페인 독재 체제 하에서 공공연히 저질러졌던 아기 납치 및 강제 입양 관련 첫 재판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1939~1975년 프랑코 독재 체제 당시 당국은 산부인과 의사 및 가톨릭교회 일부 세력을 동원해 좌파 반정부활동가들과 비혼 커플, 가난한 커플들로부터 신생아를 빼앗아 강제로 다른 가정에 입양시켰다. 산모에게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고 말해놓고는 다른 가정에 입양시키거나 팔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직적 아기 납치는 1950년대부터 시작돼 1975년 중단됐지만, 1987년까지도 불법적인 아기 매매 네트워크가 스페인 내에 존재했다. 인권운동가들은 수십년에 걸쳐 수만명의 아기들이 부모로부터 강제로 떨어져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거나 매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벨라에게 11년형을 구형했었다. 아드리갈은 대법원에 상소할 예정이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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