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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 안된다"… 브라질의 트럼프, 1차투표 46%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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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대선

'극우' 보우소나루 과반은 미달

7일(현지 시각) 실시된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사회자유당(PSL) 후보가 46%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브라질 '좌파의 아이콘'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인 페르난두 아다지 노동자당(PT) 후보자의 득표율(29.3%)을 16%포인트 이상 앞질렀다. 하지만 보우소나루는 과반을 넘지 못해 28일 아다지와 결선 투표를 치른다.

보우소나루는 1위가 확정된 후 페이스북 동영상을 통해 "브라질에는 2개의 길이 있다. 하나는 번영과 자유, 가족과 신(神)의 편으로 가는 길, 다른 하나는 베네수엘라로 가는 길"이라며 "브라질이 더 왼쪽으로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가 붕괴 수준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좌파 정권과, 그 정권을 지지하는 아다지의 노동자당(PT)을 저격한 것이다.

각 후보들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는 브라질 대선 핵심 이슈 중 하나였다. 브라질 노동자당은 지난해 마두로 정권에 대한 지지와 연대 성명을 발표했고 유대관계를 지속했다. 보우소나루가 경쟁자인 아다지를 비판할 때마다 베네수엘라를 언급하는 이유다.

조선일보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경제는 닮은 구석이 적지 않다. 두 나라 모두 세계 10대 산유국으로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 고유가 시기 벌어들인 돈을 국가 인프라나 제조업 발전보다 무상 복지 정책에 우선 쏟아부은 점도 마찬가지다. 대외 변수에 취약한 경제 체제는 원자재 호황 사이클이 끝나며 꼬꾸라졌다.

보우소나루 후보에게 표를 던진 이들은 "브라질 경제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한다. 이날 상파울루 벨라 비스타 지역 투표소에서 만난 봐우지르 프랑클린(41)씨는 "보우소나루 후보를 찍었다"며 "노동자당 집권 13년 결과물이 지금의 경제 위기다. 여기서 더 가면 베네수엘라처럼 될 것"이라고 했다.

보우소나루와 아다지는 남은 3주간 결선에 진출하지 못한 다른 후보 11명의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보우소나루는 선거 후 "지금 우리는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아다지는 "브라질의 국민, 특히 가난한 사람을 지키겠다"며 좌파 정당의 연합을 요청했다. 득표율 3위(12.5%)로 낙선한 중도좌파 민주노동당(PDT) 시루 고미스 후보는 "당내 회의를 해야겠지만 보우소나루를 지지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상파울루(브라질)=안상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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