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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폼페이오, 김정은에게 “넘어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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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은 7일 평양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면담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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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4차 북한 방문을 마쳤습니다. 이번 방북은 김정은 면담을 통해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협상을 재가동시켰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방북 성과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보겠습니다.

△North Korea strikes a positive tone after Pompeo talks.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기사 제목입니다. ‘빈손 방북’ 논란이 일었던 3차 방북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감자농장에 가서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주지도 않았습니다. 또 당시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을 태운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강도 같다”는 맹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확 바뀌어 북한으로부터 “생산적이고 훌륭한 담화였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흔히 ‘어떤 어조로 말하다’ ‘어떤 자세를 보이다’라고 할 때 ‘strike a tone’이라고 합니다.

△There is no sign that North Korea has changed its decades-old negotiating strategy.

미 주요 언론의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과 사이가 좋지 않다 보니 좀 박하게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협상전략이 변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합니다. ‘cautious’(조심스러운), ‘hesitant’(주저하는), ‘careful’(조심하는) 등 부정적 뉘앙스의 단어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그래도 폼페이오 장관과 미 언론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3차 방북 때보다는 낫다”는 거지요.

△“This will be great,” Pompeo said, warning Kim not to trip over photographers.

폼페이오 장관은 오찬장에서 김정은과 악수를 한 뒤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습니다. 그 다음 행동을 더 주목해야 합니다. 사진기자들이 근처에 있었나 본데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에게 “사진기자들의 발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not to trip over) 조심하라”고 얘기해 줍니다. 흔히 ‘혀가 꼬였다’고 할 때 ‘I tripped over my own tongue’이라고 합니다. 북한 최고 존엄이 혹시 넘어져 다칠까봐 사려 깊은 멘트를 날려주는 폼페이오의 센스. 북한에 자주 가다 보니 김정은과 많이 친해졌나 봅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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