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CIO 공모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처음에는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 났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 주요 인사의 개입설이 흘러나와 논란이 됐다. 재공모를 거쳐 CIO를 선임한 만큼 기금 운용의 독립성·효율성은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벌써 정부의 기금운용체계 개선안을 놓고 잡음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기금 운용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전환해 상근위원 3명을 두고 복지부 산하에 사무국을 설치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최근 공개했다. 당장 복지부가 상근위원을 통해 기금운용위원회를 장악하고, 공무원 조직을 늘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정권의 돈이 아니라 국민의 돈이다. 올해 들어 7월까지 국민연금 수익률은 지난해(연평균 7.26%)에 못 미친 1.39%에 그쳤다. 국내 주식투자에서는 평가손실이 8조원(-6.11%)이나 났다. 수익률에 따라 국민 노후가 영향을 받는다. 기금운영본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야 ‘수익률 제고’라는 효율성도 달성할 수 있다. 기금을 운용하는 시스템을 바꾸려면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통한 가입자의 동의가 필수다. 정부의 일방적인 기금운용체계 개편은 불신의 골만 깊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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