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체. [사진 베르사체] |
부·권력 상징하던 호피 무늬
스텔라 매카트니. [사진 스텔라 매카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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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세기가 들어서면서 호피 패턴 이미지는 다소 ‘과한 패션’으로 여겨졌다. 맹수 무늬로 강인하고 야성적인 이미지를 표현했기 때문에 호피 패턴을 입는 사람은 무섭고 주장 강한 일명 ‘센 언니’로 불렸다. 관능적이고 섹시한 이미지도 강했다. 1900년대 노출이 많은 사진 속 여성을 뜻하는 ‘핀업 걸’(pin up girl) 의상으로 호피 패턴이 자주 사용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호피 패턴은 익숙하지만 실제 구입해서 자신의 옷으로 입기엔 낯설고 부담스러운 패턴 중 하나였다. 한마디로 대중에게는 호불호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소수 패셔니스타만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올해 호피 패턴 움직임은 이 같은 흐름에 반대된다. 다양한 디자인 제품으로 당당함과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충훈 패션디자이너는 “지금은 자신을 남들에게 꾸밈없이 보여주는 데 인색하지 않은 시대다. SNS로 자신의 생활을 중계하듯 보여주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고 더 나아가 자신 존재를 더 많은 다수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며 “강인하고 화려한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는 호피 패턴을 비롯해 레오파드·뱀피 패턴 등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프로엔자 스쿨러. [사진 프로엔자 스쿨러] |
스텔라 매카트니. [사진 스텔라 매카트니] |
밝은색, 부드러운 소재 선봬
마이클 코어스. [사진 마이클 코어스] |
실제 세계적 명품 브랜드가 2018 가을·겨울 패션쇼에 소개한 호피 패턴 패션을 살펴보면 각양각색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형광 색상의 호피 패턴 니트와 스커트를 선보여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나타냈고, 구찌는 빨강과 검정이 섞인 호피 무늬 스커트로 신비로운 멋을 표현했다.
구찌 등이 2018 가을·겨울 패션쇼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호피·레오파드 패턴 패션을 공개했다. [사진 구찌] |
다른 패턴과 믹스매치해 화사한 이미지를 연출한 브랜드도 있다. 베르사체는 강렬한 원색 패턴에 하양·검정이 섞인 호피 패턴을 함께 연출했고, 마이클 코어스는 빨간 립스틱을 입술에 바른 여성의 얼굴 패턴이 그려진 원피스 위에 호피 패턴 코트를 매치했다. 정체리 마이클 코어스 마케팅팀 차장은 “매년 지속적으로 나오는 패턴이지만 올해 다른 점으로는 다른 패턴 또는 색상과 함께 매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을 꼽을 수 있다”며 “큼직한 체크 패턴 스커트에 호피 패턴 코트를 걸치거나 검정 시폰 원피스에 호피 패턴 부츠나 힐을 함께 신으면 두 가지 다른 감성이 어우러지는 스타일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호피 패턴은 어떻게 연출할 수 있을까. 일명 ‘패션 고수’들도 호피 패턴 스타일링은 어렵다고 말한다. 자칫 잘못 입으면 과한 패턴으로 촌스러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바로 ‘넉넉한 사이즈’다. 호피 패턴에 처음 도전하는 초보자라면 품이 큰 의상을 찾으면 된다. 자신의 신체보다 한 치수 큰 패턴의 의상을 입으면 ‘오버사이즈 패션’으로 부담스러운 이미지를 줄일 수 있다.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가방. [사진 살바토레 페라가모] |
또 전제적인 패션에 포인트 패턴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소매 끝에만 호피 패턴이 있는 셔츠를 입거나 호피 패턴 스카프를 단색 패션 위에 두르면 된다. 호피 패턴 부츠나 운동화를 신거나 가방을 들어도 좋다. 단 호피 패턴 의상에 중복되게 신발이나 가방을 매치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알렉산더 왕의 신발. [사진 알렉산더 왕] |
윤인영 패션 스타일리스트는 “호피 패턴 블라우스에 빈티지 스타일 청바지나 검정 바지를 입으면 지적인 이미지를 낼 수 있고, 무릎을 덮는 길이의 호피 패턴 플리츠 스커트에 하얀 색상 니트를 함께 매치하면 청순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며 “자신에게 딱 맞는 호피 패턴 의상을 찾는다면 섹시함은 물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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