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추석 귀성행렬이 시작되는 21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추석 명절 연휴를 맞아 고향으로 향하고 있다. 2018.9.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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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지난 명절 집에 친척들이 많이 와서 강아지에게 신경을 못 썼는데, 그 사이 강아지가 동그랑땡 하나를 먹었더라고요. 그런데 명절기간 동안 그렇게 먹은 게 하나가 아니었나 봐요. 계속 설사해서 동물병원을 찾아갔더니 위장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서울에 사는 회사원 A씨는 지난 명절을 생각하면 아직도 끔찍하다. 강아지가 명절음식을 먹어도 선물이라는 생각으로 가만히 있었는데, 이 행동은 잘못된 것이었다. 당시 방문한 동물병원 수의사는 혹시라도 포도까지 먹었다면 신장에 큰 문제가 생겼을 거라고 말했다.
24일 수의계에 따르면 추석 등 명절이 지나고 나면 많은 개들이 동물병원을 찾는다. 이른바 '명절증후군' 때문이다. 개들의 명절증후군은 주로 자신의 집이 아닌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거나, 장거리 이동, 기름진 음식 섭취 등에 의해 발생한다. A씨의 개도 이에 해당한다.
명절증후군을 앓는 경우 식욕부진, 피로, 우울 증상을 보이고, 심한 개들은 더 자주 짖고, 물고 배변을 아무 곳에나 하는 문제행동도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런 명절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 특성에 맞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명절기간 개들이 사람음식을 먹는 걸 조심해야 한다. 명절음식은 보통 기름진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하나씩 먹어보라고 주다보면 개들에게 위장장애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양파와 마늘은 더욱 조심해야 하는데 적혈구가 손상돼 용혈성 빈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포도나 샐러드 위 건포도도 급성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소금간이 센 음식이나 기름으로 부친 전 등도 건강에 나쁘고, 생선이나 갈비찜 등을 줄 때 뼈로 인해 장파열 등이 올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동물을 집에 혼자 두고 귀성·귀향길에 오를 때도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개들은 주인이나 애착을 가진 가족들과 떨어질 경우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때 개들은 피부병 등 질환이나 불규칙한 배변 등 문제행동이 발생한다.
이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많은 견주들이 펫시터, 반려견호텔 등 돌봄서비스를 이용하지만 개들은 이곳에 가서도 여전히 불안해한다. 새로운 환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개가 평소 먹는 사료, 간식과 함께 애착을 가진 사람의 체취가 묻은 옷 등을 함께 두면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돌봄서비스 선택시에도 후기 등을 철저히 살펴 제대로 관리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개를 데리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멀미 등으로 과한 침이나 구토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등으로 출발하기 2시간 전 사료를 주는 게 좋다. 이동시간이 길어질 경우 칼로리가 적고 포만감이 높은 습식사료를 주고, 1~2시간마다 휴게소에 들러 움직일 수 있게 해야 한다.
멀미를 할 경우 바람을 쐬게 하고 물을 수시로 먹여야 한다. 멀미경험이 있는 개는 미리 수의사를 찾아 멀미약 처방을 받아야 한다. 또한 평소 이동장 안에 들어가는 연습을 시키면 실제 이동할 때 개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다.
김재영 수의사는 "반려동물의 명절증후군 여부는 보호자의 관심에 따라 달라진다"며 "평소 행동교육 등을 통해 스트레스나 불안감 등을 조절할 수 있게 돕고, 명절에도 평소와 다르지 않게 관리한다면 문제없이 명절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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