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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명절 연휴 반납하는 사람들…가족 함께 봉사활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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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서민선 인턴기자] [결식 아동, 독거노인에 도시락 봉사하는 시민들…"추석 때 자원봉사자 특히 부족"]

머니투데이

김억부씨(왼쪽 남성)가 이달 17일 서울 양천구 신정3동 하늘마루 공원에서 봉사자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전통놀이를 가르쳐 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김억부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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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사는 김억부씨(65)는 21일부터 명절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추석에 가족들과 먹을 음식이 아니다. 홀로 명절을 보내는 독거 노인들을 위한 음식이다. 전도 부치고 송편도 빚는다.

경기 부천시 새마을부녀회에서 '일손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부천시 오정구까지 한걸음에 달려갔다. 아침부터 비가 내려 날씨는 궂었지만 개의치 않는다. 김씨는 "연휴에는 내가 아니면 결식 아동이나 독거노인, 장애인분들을 도와줄 사람들이 없지 않느냐"고 말한다. 음식을 만드는 김씨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김씨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봉사를 계속 할 예정이다. 부모님 산소도 미리 다녀왔다. 김씨는 "부모님께서 생전에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하셨다"며 "추석에 찾아뵙지 못하더라도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연휴 기간 봉사활동을 위해 가족들과 만남도 뒤로 미뤘다. 영국에 아들 한 명이 살지만 이번 추석에는 오지 말라고 했다. 명절에 자신이 아니면 봉사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추석 기간인 24~25일 '사랑 담은 엄마 도시락 배달' 봉사에 나선다. 서울 양천구청과 양천구자원봉사센터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결식아동에게 도시락을 제공한다. '꿈나무 카드'로 식당을 이용하는 결식아동은 명절에 식당이 문을 닫아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다. 김씨는 결식아동 44명 중 일부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는 일을 맡는다.

김씨가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돌아가신 어머니 때문이다. 10년 전 어머니는 치매를 앓다 돌아가셨다. 김씨는 "옆에서 지켜보질 못했다"며 "그 일이 한이 돼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살기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납품업체를 운영하던 김씨는 인생 제2막을 봉사자로 살기 위해 발 마시지, 수지침 등도 배우고 있다.

이처럼 명절에 부족한 자원봉사 손길을 맡는 사람들이 있다. 평소 자원봉사자의 상당수가 주부인데 이들은 명절에 시간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주희 서울 양천구 자원봉사센터 주임은 "센터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수는 17만 명이 넘지만, 명절에 오시는 분들은 적다"며 "일손이 부족해 연휴 기간에 봉사하실 분들을 따로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예 가족이 함께 추석에 봉사활동을 나서기도 한다. 직장인 이신숙씨(46)는 추석 연휴 기간에 남편, 두 자녀와 함께 도시락 배달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씨는 "주위에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있는지 잘 느끼지 못했는데 봉사활동을 하며 여러 취약계층을 만났다"며 "두 아들도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고 느끼는 게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평소에는 직장 다니느라 시간이 없어 봉사활동을 하지 못한다"며 "연휴 기간 때라도 짧지만 봉사를 해야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서민선 인턴기자 seomin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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