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기간 동안 구청에서 반려견을 맡아 줍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 1000만 명 시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게도 고민은 있다. 바로 명절에 반려견을 데리고 고향에 갈 수 도 없고 맡길 곳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애견센터 등에 맡길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명절 맞이가 즐거운 것 만은 아니었다.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위해 서울 노원구가 적극 나섰다.
노원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하는 반려견 가구를 위해 ‘반려견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0일 밝혔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값비싼 애견호텔 등을 이용하는데 부담이 되고, 그나마도 한 달 전부터 예약이 마감돼 반려견을 맡길 곳이 없는 이들을 위해 나선것이다.
노원구는 구청 2층 대강당에 반려견 돌봄 시설을 마련했다. 본격 귀성이 시작되는 23일 오전 9시부터 추석 다음날인 25일 오후 6시까지 2박 3일 운영한다. 돌봄 가능 반려견은 장소 여건 상 20마리로 가구당 1마리다.
돌봄 대상은 말티즈, 푸들, 요크셔테리어, 포메라니안 등 소형견으로 생후 4개월 이상이어야 하며 구에 인계 시 건강검진을 실시한다. 환경에 민감한 반려견은 각 가정에서 섭식했던 사료나 사용하던 장난감 또는 침구를 지참하도록 권장한다. 돌봄장 청소와 소독 등을 위해 돌봄 기간 동안 가구당 5000원의 비용을 받는다.
돌봄 시간은 24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는 전문 팻시터가 돌봐주며 팻시터가 퇴근한 오후 9시 이후에는 애완견 전용 침실인 호텔장(1m×1m×90㎝)에서 쉬게 한다. 대신 당직자가 CC(폐쇄회로)TV를 통해 상황을 살피며 부상 등 응급상황 발생 시, 관내 24시간 운영하는 동물병원과 협약을 맺어 조치토록 했다.
대상가구는 유기견 입양경험이 있는 가구가 우선이며 빈자리 발생 시 저소득층과 반려견 보호로 오랫동안 고향 방문을 못한 가구다. 20일까지 동 주민센터에서 접수받아 선정한다.
구는 돌봄 기간 동안 반려견이 편히 놀 수 있도록 애완견 전용 운동장과 반려견 안전문을 마련하고 사료는 물론 청결을 위해 1회용 배변패드도 준비했다. 운동장 이용 시에는 암수 각 2개조로 분리해 운영하고 반려견끼리 싸우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팻시터는 관련 지식을 갖춘 전공자로 2인 1조, 총 6개조가 하루 6시간씩 돌본다.
이번 서비스는 명절이면 평소보다 늘어나는 유기견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는데 있다. 올 1월 설 명절 기간 중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보호 관리시스템에는 유기된 반려동물 331마리가 등록됐다. 유기동물 통계사이트 ‘포인핸드’에도 한 달 평균 유기동물은 7300여 마리다. 유기동물들은 대부분 안락사 처분되는데 이를 위해 한해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현재 노원구의 반려동물은 3만 3600여 마리로 등록된 동물은 1만 4300여마리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추석을 맞아 고향을 내려가는 분들이 반려견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구청에서 대신 돌봐주기로 했다”면서 “명절에 장소 문제로 더 많은 반려견을 돌볼 수는 없지만 구민들이 안심하고 명절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연직 선임기자 repo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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