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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빚내 버티는 자영업자···부채 600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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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상황'

2분기 15.6%↑...가계빚 증가율 2배

가처분소득 42% 원리금 상환

취약차주 150만명 빚 85조 돌파

2·4분기 자영업자의 대출이 16% 가까이 늘면서 규모가 600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저신용자의 대출은 2조원 넘게 늘면서 85조원을 돌파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도 역시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2018년 9월)’에 따르면 2·4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은 590조7,000억원이다. 지난해 말의 549조2,000억원에서 불과 반년 만에 41조5,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4.4%에서 올해 2·4분기 15.6%로 불어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상호금융과 상호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비은행 대출이 지난 분기 22.2% 늘어 은행 대출(12.9%)을 훨씬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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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 전체 대출의 40.9%를 부동산업(임대업 포함)이 차지했고 도소매업(13.2%), 음식·숙박업(8.8%)의 순이었다. 한은은 자영업자 대출이 늘어난 이유로 △부동산 투자 수요 확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사업자 대출 수요 증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은퇴에 따른 자영업자 창업 급증 등을 꼽았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이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규모(LTI)는 2013년 말 167%에서 지난해 말 189%로 뛰어올랐다.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규모(DSR)는 같은 기간 32%에서 42%까지 급증했다. 자영업자의 연간 가처분소득이 100원이라면 42원을 원리금을 갚는 데 쓴다는 얘기인데 상용근로자(28%)나 임시일용직(26%)을 크게 웃돈다. 영세자영업자들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빚을 갚느라 소비 여력이 떨어지고 내수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고금리 가계대출을 보유한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도 2014년 말 12조원에서 올 상반기 말 21조3,000억원으로 급증했고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8%에서 4.3%로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채무가 많거나 음식숙박·부동산업 취약 차주의 채무상환 어려움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상반기 말 1,493조2,000억원을 기록한 가계부채 역시 안심할 수 없다. 특히 여러 곳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고 저소득(하위 30%)이거나 저신용(7~10등급)인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2조4,000억원이 증가해 8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가계대출의 6%를 차지한다.

또 가계부채가 소득보다 빠르게 늘며 처분 가능 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59.8%에서 올 상반기 161.1%까지 늘어난 점도 우려스럽다. 2009~2016년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속도(부채 증가율-소득 증가율)’는 3.1%포인트로 같은 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4%포인트를 크게 웃돌았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계속 웃돌면 우리 경제의 소비와 성장을 제약하고 금융 시스템의 잠재 리스크를 증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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