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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강도높은 대책을 줄줄이 내놓으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자영업자의 대출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 이들을 중심으로 상환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는 590조7000억원으로 전년말(549조2000억원) 대비 41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014년 372조3000억원에서 2015년 422조5000억원으로 급속하게 늘었으며 2016년 480조2000억원, 2017년 549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율은 올해 2분기 현재 15.6%로 지난해 14.4%에 비해 확대됐다.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도 2014년 말 3억원에서 2분기 말 3억5000만원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금융권별로는 2분기말 현재 은행이 407조7000억원(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69.0%), 비은행이 183조원(31.0%)을 보유하고 있다. 특비 비은행 대출은 2016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은행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9.7%, 올해 2분기는 전년동기대비 12.9% 증가한 반면 비은행은 같은 기간 26.6%, 22.2% 증가했다.
비은행 업권별로는 상호금융의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비은행 자영업자 대출에서 차지하는 점유 비중도 확대됐다. 자영업자의 상호금융 대출비중은 2014년 66.9%에서 2016년 71.3%, 올해 2분기 72.6%로 늘었다.
업종별 대출비중을 보면 부동산업(임대업 포함, 40.9%), 도소매업(13.2%), 음식숙박업(8.8%), 제조업(7.9%) 순이다. 부동산업 대출은 2014년 이후 연평균 18.3% 늘어나 여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한은은 먼저 최근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 요인에 대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투자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세제혜택 등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08~2017년 중(10년간) 누적 투자수익률을 보면 아파트 및 주택이 각각 55.8%, 48.9%로 여타 상품(주식(코스피) 30.1%, 은행정기예금(1~2년, 신규취급, 36.3%))을 상회했다. 임대사업자 및 임대주택등록 수는 2014년 10만명, 46만호에서 올해 2분기 말 33만명, 116만호로 집계됐다.
한은은 또 "주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사업자 대출 수요가 증가했다"며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주거용 부동산 임대업의 경우 주식담보대출 증가율과 개인 사업 대출 증가율이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베이비 붐 세대 은퇴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자영업자 창업이 증가한 것도 자영업자 대출 증가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2014~2017년 중 업종별 자영업자 창업률과 대출 증가율을 보면 창업률이 높은 업종일수록 대출 증가율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자영업자 대출 비중을 보면 60대 이상 차주 비중이 2014년 말 20.7%에서 올해 2분기 말 24.2%로 상승했다. 반면 40대 차주 비중은 2014년말 29.0%에서 올 2분기말 현재 27.2%로 1.8%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50대도 2.9%포인트 감소했다.
차주별 자영업자의 대출 분포를 보면 소득·신용 측면에서 상위계층의 점유 비중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전체 대출중 고소득(상위 30%) 및 고신용(1~3등급) 차주가 각각 75.1%, 72.8%를 차지했다. 이는 가계대출의 고소득(64.1%), 고신용(69.7%) 차주 비중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현재까지는 낮은 수준을 보였다. 국내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2분기 말 현재 0.29%로 일반 가계대출(0.25%)을 소폭 상회했으나 중소법인대출 연체율(0.64%)에 비해서는 낮았다.
자영업자의 자산 및 소득 대비 부채 규모는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자영업자의 총부채/총자산 비율은 27%, 금융부채/금융자산 비율은 110% 수준으로 2013년 이후 두 비율 모두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이 차입을 통한 실물자산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금융부채/금융자산 비율이 2013년 117%에서 지난해 181%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규모도 점차 높아져 지난해 189%(상용근로자 128%, 임시일용직 124%)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지난해 338%)이 상대적으로 높고, 도소매, 음식숙박 등 여타 업종도 지난해 들어 상승했다.
고금리 가계대출을 보유한 자영업 차주의 대출 규모는 2014년 말 12조원에서 올해 2분기말 21조3000억원으로 확대됐고 고금리 대출 비중도 같은 기간 3.8%에서 4.3%로 벌어졌다. 부채구조 측면에서의 취약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한은은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은 현재 차주 분포, 연체율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나 최근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레버리지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채무상환능력도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대내외 충격 발생시 과다채무 보유자, 음식숙박·부동산업 등의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채무상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며 "금융기관은 대출 건전성 관리 강화 등을 통해 관련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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