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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레이더P] 판문점선언 비준에 삐걱거리는 바른미래당...이유는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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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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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호'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을 놓고 삐걱거리고 있다. 손학규 대표가 지난 4일 비준에 '협조' 입장을 밝힌 이후 당내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손 대표가 다음 날 '협치 전제'로 한발 물러서고, 김관영 원내대표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선 지지결의안, 후 비준동의 논의'라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내부 갈등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상욱·이언주 반발
손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있는 인물은 바른정당 출신 지상욱 의원이다. 손 대표의 발언에 반발해온 지 의원은 6일에도 "국민에게 엄청난 재정 부담을 지울 수 있는 비준동의 요구에 대해 국민과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한미동맹과 국제공조를 우선한다고 돼 있는 당 정강·정책을 잘 모르고 (비준동의 협조)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정강·정책에 '한반도 비핵화와 강력한 대북억제력 구축, 지속적 제재·압박과 대화로 북핵 포기를 달성한다'고 돼 있음을 강조했다.

국민의당 출신인 이언주 의원도 손 대표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내부 의견수렴도 없이 '협조하겠다'고 한 것이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판문점선언은 국회 비준 대상이 되기에는 아무런 구체성도 없고 시기상으로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당 정체성 정리하고 가야" 지적
당내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다. 당의 고질적 갈등 뇌관인 정체성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취임 직후 '개혁적 보수와 미래지향적인 진보가 결합한 중도개혁 통합정당'이라고 당 정체성을 규정했지만, 바른정당 출신들 반응에서는 '진보'가 포함된 것에 불편함이 보인다.

지 의원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결합이라고 창당 정신을 약속하고 만들어진 게 바른미래당"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에는 정체성을 짚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최악의 경우 분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바른미래당은 그동안 화학적 통합 없이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여기까지 왔다"면서 "이번 기회에 정체성을 정리하고 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야권발 정계개편 가능성
급기야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야권발 정계개편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계개편의 출발점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유(승민) 전 대표는 손학규 대표, 그 진보를 싫어한다"면서 "유 전 대표가 지금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정치판을 크게 한번 흔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손 대표가 정계개편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내부 통합이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손 대표가 바른미래당 같은 작은 정당도 통합을 시키지 못한다면 야권발 정계개편에서 무슨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겠냐"면서 "이번 통합 과정이 손학규 대표 리더십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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