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과거와 달리 정치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중앙정치 도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7일 수필집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던 황 전 총리. /문병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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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핵심' 꼬리표 뗄 수 있을까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차기 보수 주자 후보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많은 의견들을 듣고 있다"며 자신 또한 중앙정치 도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총리직 퇴임 직후 첫 공식석상이었던 지난 7일 자신의 수필집 '황교안의 답(청년을 만나다)' 출판기념회에서였다.
명확한 답을 내놓진 않았지만, 이날 그의 여러 발언을 종합하면 추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겠단 계획으로 읽힌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문제점을 묻는 말에 "그런 부분은 '나중에' 좀 충분한 얘기를 해야 될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현재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황 전 총리가 중앙정치에 들어올 것인가, 말 것인가지만 정작 그에겐 그 전에 풀어야 할 의혹과 장애물이 너무 많다. 먼저 법무부 장관, 총리 재임 시절 연루된 의혹들이 여럿이다.
황교안 전 총리는 법무부 장관 시절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사진은 법무부 장관 시절 황 전 총리 모습. /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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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황 전 총리는 법무부 장관 시절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가 소송에서 패소하도록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에서 김 전 실장,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 윤병세 전 외교부장관과 황 전 장관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검찰은 이 자리에서 재판 진행을 논의하고 청와대(박근혜 대통령 시절)의 요구를 전달했다고 의심한다.
또,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던 당시 기무사가 계엄령을 준비한 논란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얼마 전 공개돼 파문을 일으킨 기무사 계엄령 '대비계획 세부자료' 문건엔 '대통령 권한대행'이라고 적혀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을 대신해 황 전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던 시기다. 따라서 황 전 총리가 기무사에 직접 지시했거나 교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것이다.
황교안 전 총리는 출판기념회에서 자신에게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부인했다. /문병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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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출판기념회에서 해당 의혹들에 대해서도 황 전 총리에게 물었다. 황 전 총리는 "그런 일 없다", "제가 어떻게 (강제징용 재판에) 관여하냐.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한 20대 청년은 행사 직전 "국정농단 주범이자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한 분이 무슨 자격으로 청년을 만나려고 하냐"고 황 전 총리에게 직접 따지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러한 의혹들 외에도 황 전 총리에게는 여러 불법 의혹에 휩싸이며 대통령이 탄핵된 박근혜 정부 시절 핵심 인사라는 떼지 못할 꼬리표가 붙었다. 여전히 지난 정부에서 발생했던 문제점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요직을 지낸 황 전 총리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이 황교안 전 총리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한 보수 지지자에게 안내받고 있는 김 의원. /문병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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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 참석한 인사들도 대부분이 친박(親 박근혜)계, 혹은 박근혜 정부에서 일했던 이들이었다. 현직 의원으로는 김진태·유기준·이채익·강효상·정종섭·송언석 의원 등이 보였고 정홍원 전 총리,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김학수 전 유엔 사무차장 등이 참석했다. 황 전 총리가 중앙정치에 도전하기 위해선 이런 여러 의혹 및 부정적 인식들을 말끔히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황 전 총리는 출신 대학 동문들로부터도 큰 질타를 받는다. 지난해 말 황 전 총리는 총동창회로부터 '자랑스러운 성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다수 졸업·재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당시 '황교안 동문의 자랑스러운 성균인 선정에 반대하는 성균인 일동'이라는 임시모임이 만들어지기도 했고 서명운동도 벌어졌다.
지난 1월 2018 성균관대학교 총동창회 신년인사회 겸 자랑스러운 성균인상 시상식에서 일부 재학생들이 황 전 총리의 수상 반대 시위를 하던 모습./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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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황 전 총리는 올해 초 열린 시상식에 불참했다. 시상식에서 피켓시위를 벌인 한 재학생은 당시 <더팩트>에 "황 전 총리란 사람이 박근혜 국정농단 세력들에 하수인이었고 부역자로서 철저히 살아온 사람이었는데 이런 사람을 성균인의 표상으로 삼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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