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의원 “현실감 떨어져 국민정서와 괴리”
은산분리도 온도차…당·청 미묘한 불협화음
20대 후반기 정기국회가 3일 문을 열었다. 이번 정기국회의 최대 쟁점은 예산집행 등 경제문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청와대에 모두 모여 장하성 정책실장의 강의를 들으며 소득주도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민생경제 법안에 집중할 것을 다짐했지만, 당 내에서도 불안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국회에사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오늘부터 2018년 정기국회가 대장정에 돌입했다”며 “민생입법과 470조 예산으로 경제활성화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소모적 국회가 아니라 생산적인 민생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며 “야당도 당리당략 떠나 민생경제 법안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야권의 반발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불안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의 성과에 따라 재선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초선의원들 사이에 그런 불안감은 더욱 크다.
한 초선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소득주도성장 방향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국민이 처한 현실보다 이상적인 상황을 전제로 문제를 풀려다 보니 국민으로부터 동의를 얻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청와대 장 실장의 강의가 감동과 동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는 “지지기반인 탄탄한 중견의원보다는 지지기반이 약한 초선 의원이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며 “경제성과가 나지 않을 경우 내년 총선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당과 청와대 사이에서도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알졌다. 정기국회를 준비하기 위해 개최한 민주당 워크숍에서는 장하성 정책실장이 민주당 의원 125명에게 소득주도성장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강의를 들은 정세균 의원은 “국민이 생각하는 체감도와는 너무 다른 이야기 아니냐. (청와대나 정부에서 말하고자 하는 걸) 국민에게 잘 알려 체감도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현실과의 괴리를 지적하기도 했다.
워크숍 다음날 열린 당정청 전원회의에서는 박영선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요구한 은산분리 완화 방안에 대한 견해차가 나오기도 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원회의에서 은산분리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이 문제는 당정청이 좀 더 원활히 (소통)했으면 좋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당내 의견수렴 절차에 대해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정책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요구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 대한 당내 합의 불발로 법안 처리에 실패했다. 몇몇 의원은 대기업이 인터넷 은행에 진출할 수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채상우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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