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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목적 없이 걷거나 계속 핥는 반려견…혹시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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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애니멀피플]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반려견 치매 증상

문진표로 보호자도 간이 검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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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견 보호자를 위한 치매 문진표가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노스 토론토 동물행동클리닉의 게리 랜드버그 등이 쓴 책 ‘개와 고양이의 행동 문제(Behavior Problems of the Dog and Cat)’에 나온 보호자용 문진표를 소개한다. 보통 소형견은 10살, 중형견은 8살, 대형견은 7살 이후를 노년으로 볼 수 있다. 인지기능장애를 겪는 반려견들은 어떤 증상을 보일까.

우선, 공간 파악 능력이 떨어진다. 인지기능장애가 오면 누구나 장애물을 잘 피하지 못한다. 개의 경우 항상 다니던 산책길에서 길을 잃거나 출입문의 반대 방향(경첩 쪽)으로 갈 수 있다.

관계에 대한 욕망이 줄어들 수 있다. 보통 개라면 당연히 반응해야 할, 쓰다듬거나 접촉하는 것에 대해 무관심 해할 수 있다. 보호자가 집에 들어왔는데 반가워하지 않거나 반대로 끊임없이 보호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과하게 의지하는 것도 문제일 수 있다.

활동력이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물건을 계속 노려보거나 반복해서 핥는 경우, 목적 없이 계속 돌아다니고 짖거나 하울링을 하거나 앓는 소리를 낼 때, 빨리 먹거나 많이 먹는 것도 뇌의 이상으로 인한 변화일 수 있다. 이와 반대로 탐색 활동이 줄어들거나 털 관리를 덜 하고, 식욕이 줄어들고 무심해지면 의심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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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기능장애를 겪으며 낮과 밤이 바뀌는 개들도 있다. 이 경우 밤에 잠을 잘 못 자고 깨어있다. 대신 낮에 자는 시간이 늘어난다.

학습이나 기억능력이 퇴화한다. 예전에 배변을 잘 가리던 반려견이 보호자가 곁에 있는 안정적인 상황에서도 배변 관리를 잘 못 할 수 있다. 눈을 마주치거나 요구사항이 있을 때 하던 행동을 안 하는 것도 이상 증세다. 산책갈 때마다 대소변을 보았단 반려견이 산책할 때 일을 보지 않고 집에 돌아와 대소변을 보는 것도 좋지 않은 신호이다. 알아듣는 단어나 놀이에 시큰둥해지거나 새로운 단어를 익히지 못할 때도 인지기능장애 가능성이 있다.

병원에서 실제로 이 문진표를 이용하고 있는 이혜원 잘키움행동치료동물병원장은 “노령견의 치매를 잘 모르고 지나갈 수 있다. 치매를 완전히 치료할 수는 없지만 약을 먹으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문진표를 활용해 보호자들이 반려견의 상태를 스스로 진단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동물병원에 갈 때에는 문진표에 나와 있지 않은 이상 행동, 발병 나이, 병력 등을 함께 적는 것이 좋다고 한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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