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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보톡스로 다한증 고친다는데…피부미용은 물론 질환도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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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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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과 눈가 주름 개선에 주로 사용되는 보톡스가 암, 심장병, 중증질환 통증 완화 개선 치료제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피부미용에서 '안전성'을 확인한 보톡스가 뇌성마비, 신경근육질환, 다한증, 과민성 방광염, 요실금, 전립선비대증, 두통 등 다양한 질병에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임상 적응증이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암세포와 연결된 신경을 차단해 초기 위암을 치료하는 시술이 임상 중이고 심장수술 후 발생이 잦은 부정맥 질환인 심방세동을 예방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암, 심장병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 치료제로 보톡스가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현재 치료 목적으로 보톡스를 활용하고 있는 질환은 30여 개에 달한다. 초극소량을 정제해 활용하면 120여 개 질환에까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 보톡스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질환은 근육경직(뇌성마비, 뇌졸중 후 손목·손 장애), 방광기능장애, 겨드랑이 다한증, 만성 편두통, 목 주변 근육경련(경부근 긴장이상), 고도비만 등이다. 김정수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일부 질환의 보톡스 주사요법은 보험급여 처방이 가능해 많이 사용되고 있다"면서 "보톡스 시술은 2주 내 효과가 나타나고 4~6주 후 최대 임상 효과를 보이지만 약효가 영구적인 게 아니어서 3~6개월마다 주사를 다시 맞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톡스 요법 단점은 몇 개월 간격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고 내성이 생기면 약효기간이 짧아져 결국 효과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근육경직에 대한 보톡스 치료는 뇌졸중 후 경직된 손목·손 장애, 뇌성마비로 굳은 발뒤꿈치 근육에 희석된 보톡스를 투여해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다. 의료보험을 적용받아 큰 부담 없이 보톡스 처방·치료를 받을 수 있다.

방광 감각신경이 너무 예민해져 소변이 조금만 차도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는 과민성 방광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보톡스 치료는 내시경을 요로를 통해 방광 안으로 삽입한 뒤 방광 표면에 보톡스를 주입하면 된다. 보톡스 주사로 얼굴 주름을 펴듯 방광 표면을 펴주고 근육을 탱탱하게 만들어 방광 용량을 확대해 요의를 느끼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이규성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과민성 방광에 보톡스를 주입하는 시술을 해왔다"며 "국내에서는 2014년부터 시행되고 있는데, 시술환자 10명 중 7~8명이 만족할 정도로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겨드랑이 다한증은 땀이 많이 나는 겨드랑이 여러 곳에 약 1~2㎝ 간격으로 보톡스를 주사하면 일주일 안에 효과가 나타나며 평균 7.5개월간 효과가 지속된다. 만성 편두통에 대한 보톡스 시술은 매일 먹어야 하는 약과 달리 주사 한 번으로 두통 강도와 두통 지속 날짜를 현저히 줄이는 효과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또 위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해 위장근육이 덜 움직여 음식물 소화를 지연시키고 음식을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도록 해 비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용어 설명>

▷ 보톡스 : 의학적 명칭이 보툴리눔 톡신(A형)으로 원래 1g만으로도 수만 명을 사망하게 하는 강력한 독소였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제시켜 질병 치료제로 재탄생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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