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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BMW, 20일부터 디젤차 10만6317대 리콜…부품 수급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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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가 최근 잇따라 발생한 화재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부품을 교체하는 리콜 작업을 오는 20일부터 실시한다.

이번 리콜 대상 차량은 디젤차 42종, 10만6317대다. 지금껏 국내에서 이뤄진 수입차 리콜 가운데 최대 규모다. 전체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한 부품 교체가 이뤄지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부품 수급이다. 정부의 운행정지 결정까지 내려지면서 최근 리콜 예약이 폭주하는 가운데 조만간 유럽에서도 대규모 리콜이 예정돼 있어 BMW가 부품을 제 때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 10만6317대 全 차량 EGR 교체…연내 리콜 완료는 어려울듯

조선비즈

지난 2일 영동고속도로에서 화재가 발생한 BMW 520d 차량/강원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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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7월 이후 집중적으로 발생한 화재는 디젤차에 탑재된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의 결함이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리콜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제작된 차량에 탑재된 EGR을 교체하는 작업이다.

앞서 BMW는 지난달부터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한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안전진단 결과 결함이 발견된 차량 뿐 아니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차량에 대해서도 EGR 교체 작업이 진행된다.

BMW는 보통 1년 이상이 소요되는 리콜 기간을 최대한 앞당겨 올해 안에 리콜을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목표대로 리콜을 완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안전진단에 비해 리콜에 투입되는 시간이 훨씬 긴 데다, 전체 리콜 대상 차량 10만6317대에 탑재될 부품을 제 때 확보하는 것도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안전진단의 경우 차량용 내시경 장비로 EGR의 냉각수 누수와 침전물 생성 여부 등을 확인만 하면 되기 때문에 1시간 정도면 모든 작업이 끝난다. 반면 차량에 새로운 EGR을 탑재하는 리콜 작업은 3~4시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단시간에 리콜 예약이 밀려드는 초반에는 작업이 더디게 진행될 수 밖에 없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는 당초 BMW 서비스센터를 통해 예약했던 리콜 날짜가 몇 주일 이상 미뤄졌다는 불만을 쏟아지고 있다. 일찍 리콜 예약을 하지 못한 일부 차주들은 서비스센터로부터 내년이 돼야 리콜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부품 수급에 사활 건 BMW…유럽도 32만대 리콜 ‘첩첩산중’

조선비즈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는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조선일보DB



BMW는 지금까지 진행한 안전진단 결과 EGR 결함이 발견된 차량을 경기 평택항 차량물류센터로 이동시키고 있다. 독일에서 배송한 새 EGR이 평택항에 도착하면 이 곳에서 교체 작업을 마치고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하게 된다.

BMW코리아에 따르면 18일까지 안전진단을 마친 차량 9만8500대 중 약 10%에 해당하는 9000~1만대의 차량에서 EGR 결함이 발견돼 평택항으로 보내졌다. 일부 차량은 EGR 교체를 마쳤지만, 여전히 상당수 차량들은 부품이 도착하지 않아 계속 평택항에 대기 중이다.

문제는 한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곧 대규모 리콜이 진행돼 EGR 교체 수요가 급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BMW 본사는 한국과 같은 EGR의 결함이 발견됐다며 유럽에서 판매된 디젤차 32만3700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BMW는 한국과 합산해 총 44만여대의 차량에 새로 탑재될 EGR을 확보해야 되는 셈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리콜 대상 차량대수가 워낙 많은 데다, 유럽에서의 리콜까지 맞물려 이른 시일 안에 차질 없이 부품을 수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부품 수급 문제로 리콜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할 경우 소비자들의 불만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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