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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탈모시장 큰손 된 2030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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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올리브영 명동 본점 그루밍존에서 남성 고객이 탈모 관리 샴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올리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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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 불청객이었던 탈모가 2030세대의 고민거리로 떠오르면서 탈모시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스트레스·기후 영향 등으로 이른 나이부터 머리숱 문제를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탈모 관련 전문 제품을 찾는 20·30대 남성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탈모 샴푸를 넘어 탈모 예방·치료 보조기구, 가발까지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19일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이 올 상반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남성 전용 탈모 관리 샴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0%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체 샴푸 매출 증가세(23%), 지난해 상반기 남성 탈모 샴푸 매출 신장률(22%)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올리브영 사상 처음으로 남성 전용 샴푸가 매출 순위 10위권 내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6위를 차지한 '알페신 카페인 샴푸 C1'은 주요 성분인 카페인이 모근을 활성화해 탈모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남성 전용 샴푸가 지난해 기록한 최고 매출 순위는 49위였다.

남성 헤어케어 카테고리 내에서 탈모 용품 입지도 확대됐다. 2016~2017년 상반기만 해도 남성 헤어케어 매출 '베스트5'는 왁스·스프레이 등 꾸밈 관련 제품이 주류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알페신 카페인 샴푸'를 비롯해 안티 헤어로스 헤어토닉, 카페인 리퀴드 등 탈모 예방 상품이 5자리 중 3자리를 꿰찼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이들 제품 구매자의 90% 이상은 2030세대 젊은 남성이었다. '탈모인 1000만명 시대'에 특히 20·30대 젊은 탈모 인구가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인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탈모 환자 중 20대는 21.9%, 30대는 26.9%에 달했다. 2030세대는 탈모 샴푸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중장년층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급 탈모 치료 전문기기나 가발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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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를 활용한 탈모치료 디바이스 '헤어빔 에어' 렌탈 방송을 진행해온 현대홈쇼핑이 지난 7월부터 이달 13일까지 렌탈 고객 구성비를 분석한 결과 전체 남성 고객 중 20·30대 비율이 약 30%에 달했다.

온라인몰 옥션에서도 '헤어빔 에어'가 포함된 탈모 치료기의 최근 한 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늘었는데, 전체 구매량의 20%를 20·30대 남성 고객이 사갔다. 이들 제품 가격이 적게는 15만원에서 많게는 150만원 선의 고가임을 감안하면 역시 이례적이다.

가발전문업체 하이모의 올 상반기 전체 남성 고객 중 2030세대 비중도 20%에 달한다. 가발 사용자 열 명 중 두 명이 2030세대인 셈이다.

가발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의 절대 인구가 매년 줄고 있음에도 20·30대 가발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탈모 예방·둔화에 도움을 주는 보조용품은 스테디셀러가 된 지 오래다. 옥션에서는 지난달 13일부터 한 달간 두피스케일링 제품의 20·30대 남성 구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0%, 850% 상승했다. 소셜커머스업체 티몬에서도 올해 1월부터 8월 13일까지 두피 브러시기와 마사지 기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35% 늘었는데, 2030세대 구매 비중이 73%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미세먼지와 폭염 경보가 잇따르면서 수요가 늘어났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스트레스에 의한 탈모 환자 증가 자체가 매출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요 업체에서도 이 같은 점을 감안해 탈모 관련 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 분석에 따르면 헤어시장 내 탈모 기능 샴푸 비중은 2015년 12.9%, 2016년 15.3%, 지난해 20.1%로 지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헤어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진 카테고리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모근 보호, 탈모 증상 관리 효력이 있는 '려(呂) 자양윤모 탈모증상케어' 샴푸를 리뉴얼해 출시했다. 자양윤모는 려의 대표 탈모 케어 라인으로 최근 한 달간 전년 대비 매출이 28% 증가했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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