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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시진핑 방북에 불편한 미국 “북한 비핵화에 영향력 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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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가 한때 가장 중요한 친구에서 직접적 경쟁자, 적국으로 바뀌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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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는 18일(현지시간) “중국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고유한 영향력을 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건국 70주년 9ㆍ9절 방북설 보도에 대해 국무부 대변인 명의로 입장을 밝히면서다. 중국이 북한과 연대해 비핵화에 구체적 진전이 없는 한국전 종전선언을 압박하는데 보조를 맞추는 데 대해 우려가 섞였다.

국무부는 이날 중앙일보의 시 주석의 9ㆍ9절 방북에 대한 논평 요청에 대변인 명의로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밝힌 대로 우리는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과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목표를 향한 신뢰할 수 있는 협상에 북한이 진지하게 임할 수 있도록 자신들의 고유한 영향력(unique leverage)을 사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무부의 입장은 북한의 대외무역의 9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이 최근 경제 제재 완화로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되돌릴 것을 압박하는 성격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중국이 나의 무역에 관한 조치를 정말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북ㆍ미 관계를 조금 상처입혔다”고 한 것도 중국의 제재 완화 움직임을 경고하는 의미였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장지도 방문 중 대북 제재를 “강도적인 제재ㆍ봉쇄”라고 비난한 데 “지금 세계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김 위원장이 약속하고 최근 북한도 재확인한 비핵화”라며 “우리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여전히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현재 초점은 비핵화 협상이 성공하게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다. 이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일정에 대해선 "발표할 여행일정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앞두고 중국의 개입을 더 우려하는 건 제재보다 북ㆍ중 간의 종전선언 연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진핑 주석의 9ㆍ9절 방북으로 북ㆍ중 유대관계가 완전히 복원되면서 미국과 협상에서 비핵화에서 뚜렷한 양보 없이 종전선언 요구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심 목표는 종전선언을 이룬 뒤 궁극적으로 평화협정 체결”이라며 “이를 통해 한ㆍ미동맹과 주한미군 주둔을 약화할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상황에서 평화협정은 재앙”이라고 말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모든 당사국이 전쟁종료에 동의하고 이후 관련국의 군대와 동맹체계, 정치적 관계를 어떻게 할지 합의하는 복잡한 문제”라며 “중국도 한국전에서 주요 역할을 했기 때문에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회 미ㆍ중 경제안보평가위원회 위원인 래리 워첼은 언론 기고를 통해 “중국은 정책적 측면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최대 수혜자”라며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 철수와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의 완전한 종언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中 대기업 합성아편 미국민 죽여, 거의 전쟁"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북한과 긴장이 완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부터 남중국해 확장을 저지하는 새로운 국방예산, 우주군 창설까지 중국이란 새로운 적을 정조준하고 있다”며 “한때 가장 중요한 친구로 꼽았던 시진핑 주석의 중국을 악의를 가진 강대국이자 직접적 경쟁자, 적국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각료회의 당시 “중국 일부 대기업들이 합성 아편인 펜타닐을 보내 우리 미국인을 죽이고 있다”며 “이건 거의 전쟁의 한 형태”라며 19세기 중국과 영국의 아편전쟁 전야를 연상시키는 발언까지 했다. 미국 내 헤로인보다 50배나 중독성이 강하고 값싼 합성 아편인 펜타닐의 주공급자가 중국이라는 비난이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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