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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북한판 MZ세대 '장마당', 김씨 일가 3대 세습 최대 걸림돌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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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현 전 국정원장 30일, 인권세미나 발제자로

"러, 북의 생명줄 역할 못 해" 강조

헤럴드경제

유튜브 당신이 몰랐던 이야기에 소개된 장마당 세대 관련 내용. [유튜브 당신이 몰랐던 이야기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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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자란 1980~1990년대 태생 이른바 '장마당(종합시장) 세대'가 북한정권 입장에서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규현 전 국가정보원장은 30일 제86차 인권세미나 발제자로 나서 장마당 세대 특성에 맞는 문화심리전을 펼쳐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국정원장을 지낸 김 전 원장은 북한인권단체 사단법인 물망초가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자유화의 길'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 전체 인구의 29%를 차지하는 25∼44세 사이의 장마당 세대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자라 당국의 혜택을 받지 못한 세대"라면서 "장마당에 참여하며 외부 문화를 접촉한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장마당 세대가 정치적으로는 노동당 지시를 따르기는 하지만 속으로는 불만을 품고 있고, 경제적으로는 사적 이익 침해를 참지 못하고 저항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면서 "문화적인 욕구 또한 강하다"고 설명헀다.

북한 당국이 장마당 세대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다는 내용도 더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 당국이 장마당 세대의 위협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신문에서도 새로운 세대가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면서 "북한정권은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3대 악법'을 만들어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남북 관계를 '교전 중인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면서 남한을 적국으로 못 박은 것도 장마당 세대의 남한을 향한 동경을 차단하기 위한 방어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부터 급속하게 가까워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북한이 미사일 등 현대식 무기 기술을 이전받고 싶어 할 텐데 러시아는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러시아가 북한과 밀착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부족해진 재래식 무기를 공급받기 위한 "전술적 차원의 접근일 뿐"이라며 "러시아가 북한의 생명줄 역할을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북한의 생명줄은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지만,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지할수록 경제적인 이유로 미국, 유럽과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북한의 '돈주'(장마당에서 돈을 번 신흥 부유층)가 그간 중국 교역을 바탕으로 부를 축적해왔다"면서 "북중 관계에 이상 기류가 흐르면서 북한에서 돈을 벌어들이는 세력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예측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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