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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미 국방부 "한반도 관할 중국군, 유사시 대비훈련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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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 2018 보고서 "中 북부전구 기동·야간훈련 강화"

"김정은 지키기 위해 중국이 개입할 지는 불확실" 지적

중국이 한반도 유사시에 북한 지역에서 군사개입 가능성에 대비해 접경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강화해왔다고 미 국방부(펜타곤)가 발표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중국 군사·안보 발전 태세 2018 연례 보고서’를 통해서다. 펜타곤은 총 145쪽의 보고서 중 2쪽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접근'이라는 특별주제(special topic)로 할애했다. 2002년부터 발간된 펜타곤의 관련 보고서에서 중국의 대북 동향이 별도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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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인민해방군 창군 90주년 열병식에 참석해 군대를 사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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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한반도에서 위기나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인민해방군(PLA)에 다양한 작전을 벌이도록 지시할 전망이다. 작전의 범위는 북한발 난민 유입을 막고자 북·중 국경을 통제하는 것부터 대북 군사개입까지 아우를 것으로 관측됐다. 1961년 체결된 '북·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에 근거해서다. 다만 보고서는 “김정은을 지키기 위해 중국이 북한에 개입하려 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한반도를 관할하는 북부전구의 활동 증가에 주목했다. 이에 따르면 2004년 이후 인민해방군은 한반도 인근에서 연합 훈련 능력과 국경 방어를 강화했다. 또 황해에서 한·미의 간여를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들어 북부전구의 군·민 융합, 야간훈련, 산둥(山東) 반도와 랴오닝(遼寧) 반도 사이의 이동훈련 등이 강화됐다. 산둥반도에는 북부전구의 육군사령부가 위치한다. 유사시 산둥반도의 육군 병력을 투입하기 위한 기동 훈련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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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 북부전구 해공군 배치 현황. [미 국방부 2018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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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또 처음으로 중국 북부전구의 병력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3개 집단군(78, 79, 80군) 17만 명, 해군 함대, 공군 기지 두 곳, 공군 특수 사단, 해군 항공 사단 2개, 국경 수비를 담당하는 무장경찰이 북부전구에 배속됐으며, 북한 긴급 사태시 다른 전구에서 추가 병력을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한반도에서 화생방 및 핵사고 발생시 인민해방군은 숙련된 응급대응부대 병력과 특수 장비를 파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유사시 중국군이 반드시 개입할 것으로 미군이 판단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해 말 렉스 틸러슨 당시 미 국무장관은 미·중 고위급 안보전략 대화에서 양국이 북한 붕괴 등 유사시 대책을 함께 논의했음을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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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 북부전구 육군 배치 현황. [미 국방부 2018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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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2017년 북·중 관계가 수십년 만에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북한의 계속된 핵미사일 실험에 대응해 유엔안보리가 대북 경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중국도 결의안을 지지한 사실 등을 언급하면서다. 또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목표는 안정, 비핵화, 그리고 중국 국경 근처에 미군 병력이 오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우선순위는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북한의 붕괴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막는 것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예년보다 강한 어조로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 루캉(陸慷) 대변인은 휴일인 18일 “중국이 영토주권, 안보이익을 수호하는 정당한 행위에 (미국이) 제멋대로 지껄인다”며 “중국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서울=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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