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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여성단체 `안희정 무죄` 규탄 11월까지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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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수행비서 성폭력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는 피해자 김지은 씨(전 충남도 정무비서)가 성적으로 길드는 이른바 '그루밍' 상태에 놓였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정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간음을 충분히 모면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으며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고도 판단했다.

서울서부지법의 안 전 지사 무죄 판결문 전문을 보면 재판부는 피해자의 그루밍 가능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문심리위원들은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능력을 넘어서는 보직을 준 점, 가벼운 신체 접촉부터 점차 강도 높은 성폭력으로 이행된 점 등을 근거로 김씨가 그루밍의 심리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그루밍은 주로 아동, 청소년 혹은 성적 주체성이 미숙한 이들이 대상이기 때문에 전문직으로 활동하는 성인 여성이 그것도 약 한 달 사이에 그루밍에 이를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9월 3일 안 전 지사의 담배 심부름으로부터 시작된 세 번째 간음에 대해서는 사전에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봤다. 김씨가 안 전 지사의 객실 방문 앞에 물건을 두고 문자를 보내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재판부는 또한 안 전 지사가 권위적이거나, 위력적 분위기를 만들거나, 물리력을 행사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판결에 분노한 여성단체들과 일부 시민들은 지난 주말 사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11월까지 규탄 집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여성단체 '헌법앞성평등'은 오는 25일 오후 4시께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그들만의 헌법' 집회를 열고 법 앞의 성차별을 규탄할 방침이다. 350여 개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결성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 역시 10~11월까지 사법부 규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시민행동은 토요일인 지난 18일 오후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못 살겠다 박살내자'는 이름의 집회를 열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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