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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단독] ‘티메프 사태’ 구영배 큐텐 대표, 회사·재산 모두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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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표, 티메프 사태로 ‘경영 실패’
알짜회사 큐익스프레스 지분 잃어
본체인 큐텐도 직원 거의 다 나가
반포자이 아파트도 가압류된 상황
“무리한 사세확장 독으로 돌아와”


매일경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를 비롯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7.30 [한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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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춘몽’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큐텐그룹 알짜회사인 큐익스프레스 지분 전부를 잃었다.

이밖에도 구 대표가 여전히 지분을 들고 있는 큐텐은 80% 이상 직원이 퇴사하며 사실상 공중분해됐고, 구 대표 자택인 70억원 상당 반포자이 아파트는 가압류에 들어간 상황이다.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1세대 경영인으로서 ‘G마켓 신화’를 일궜던 구 대표가 무리한 사세확장을 시도하다가 그동안 일궈왔던 회사와 재산 상당수를 잃게된 것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큐텐그룹 알짜 크로스보더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 지분을 모두 잃게 됐다.

매일경제

신정권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대위원장(임시)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대위 발족식에서 피해 판매자들이 구영배 큐텐 대표의 구속수사와 구제대책 강구를 촉구하고 있다. 2024.8.6 [한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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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판매대금 미지급으로 대변되는 이른바 ‘티메프 사태’가 벌어지자, 기존 큐텐·큐익스프레스 투자자들이 구 대표 경영권을 뺐고 지분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티메프 사태 이전에 큐익스 주요주주는 모회사인 큐텐(65.8%)과 구 대표(29.3%)였다. 큐텐과 구 대표 지분을 모두 합치면 약 95.2%에 달했다.

하지만 티메프 사태가 벌어지자 큐익스프레스에 약 1600억원 가량을 투자했던 FI(재무적투자자)들이 기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했고, 큐텐그룹으로부터 인터파크커머스 매각 미수금을 못받게 된 야놀자가 큐익스프레스 지분에 대한 담보권을 행사했다.

이에 더해 티몬을 큐텐그룹에 넘긴 대가로 큐텐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앵커PE, 그리고 한 홍콩계 PEF가 큐익스프레스 지분에 대한 담보권을 행사했다.

이 때문에 당초 큐익스 지분구조는 사모펀드 크레센도 35%를 보유하게 돼 1대 주주가 되고, 야놀자가 31%로 2대주주가 됐다. 아울러 KKR·앵커PE·홍콩계 PEF가 19%를, 코스톤아시아·메티스톤PE·캑터스PE·산업은행PE가 13%를 보유하게 됐다. 나머지 2%는 큐익스프레스 임직원 몫이다.

큐익스프레스는 한중일·싱가포르 간 크로스보더 물류에 특화되며 업력을 쌓아온 큐텐그룹 알짜회사다.

한 때 1조원 가치로 평가받았던 큐익스프레스의 현재 기업가치는 현재도 수언척원의 기업가치를 지닌다. 구 대표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큐익스프레스 지분 29.3%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티메프 사태 이후 지분이 0%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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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10일 서울 서초구 회생법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답변하고 있다. 2024.9.10 [김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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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큐텐그룹의 본체인 큐텐 역시 공중분해 수순을 밟고 있다.

큐텐은 지난달 직원 80% 이상을 정리해고했고 이번 티메프 사태로 판매중단된 상황이다. 티몬·위메프가 국내서 회생절차에 들어간 상황에서, 큐텐 역시 본사 소재지인 싱가포르서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밖에도 대금을 저산받지 못한 판매자들은 구 대표를 상대로 70억원 상당의 반포자이 아파트 297.53㎡(90평) 등이 가압류된 상황이다.

구 대표는 한때 G마켓·큐텐재팬 매각을 통해 수천억원 부자라는 소문이 날만큼 돈을 벌었다.

다만 구 대표는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본인이 창업한 G마켓을 매각하고 700억원을 받아 큐텐에 다 투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선 구 대표의 개인자산은 자택 정도다.

결국 구 대표는 큐텐과 큐익스프레스, 티몬·위메프 등을 순차적으로 잃게 되고, 이와 더불어 개인자산도 가압류되는 처지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1세대 이커머스 창업주로서 G마켓 신화를 쓴 뒤에 동일한 방식으로 외형 성장에 나선게 화근”이라며 “쿠팡·네이버 등 양강체제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세를 확장하다가 티메프 사태가 터지고 본인도 모든 걸 잃어버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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