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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폼페이오 방북 앞둔 압박? 김정은 "집요한 제재로 난관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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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북 제재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이 이른바 ‘혁명 유적지’가 몰린 삼지연군을 찾아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우리의 사회주의 전진 도상에는 엄연하게 난관이 조성되고 있다"며 건설 사업을 독려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리설주 동지와 함께 삼지연군 안의 건설장을 또다시 현지 지도하시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정은은 "40일 만에 삼지연읍 지구 건설장에 와보는데 그사이 몰라보게 변모되었다"며 "건설자들이 힘찬 투쟁을 벌려온 결과 드디여(드디어) 웅장한 자태가 드러나기 시작하였다"고 했다.

김정은은 "인민들의 비등 된(끓어 넘치는) 열의로 하여 가장 어렵고 힘든 조건에서도 신화적인 기적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혁명의 고향군을 꾸리는 사업을 단순한 건설사업으로 여기지 말고, 적대세력들과의 첨예한 대결전이라는 높은 계급의식을 지니고 백두산 아래 첫 동네에 우리의 사회주의 문명이 응집된 산간문화도시를 보란 듯이 일떠세워야 한다"고 했다.

김정은의 이와 같은 발언은 최근 대북 제재를 ‘강도적 제재’라고 한데 이은 두 번째 공개 비난이다. 김정은은 최근 강원도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시찰하며 "원산 갈마지구 건설 같은 방대한 창조 대전은 강도적 제재 봉쇄로 우리 인민을 질식시켜 보려는 적대 세력들과의 첨예한 대결전"이라고 했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8월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김정은의 발언은 단순한 불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폼페이오 장관 방북에 앞서 미국을 압박하고, 나아가 대북 제재를 견뎌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표출한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의 잇따른 대북 제재 비난은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앞둔 ‘내부 단속’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김정은은 올해 ‘경제 강국 건설’로 노선을 전환한 것과 관련해 내부용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며 "9·9절을 앞둔 결속용 발언"이라고 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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