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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또 만난 메르켈과 푸틴… 트럼프 맞서 "실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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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3개월 만에 정상회담 성사… 가스관·우크라이나·시리아 문제 등 논의]

머니투데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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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월 러시아 소치 정상회담 3개월 만에 다시 정상회담을 갖고 시리아 재건, 우크라이나 분쟁, '노르드 스트림2'(Nord Stream 2) 가스관 건설 등의 현안을 논의했다.

메르켈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북부 메센베르크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서 가진 3시간의 회담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EU)이 시리아 재건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회담에 이어 시리아 정부의 헌법 및 선거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현재 시리아에서는 러시아가 지원하는 알 아사드 정권이 대부분의 지역을 장악하며 승리에 가까워졌다. 시리아 내전이 7년여 이어지는 동안 수많은 난민이 독일로 유입되면서 사회적 논란을 낳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메르켈 총리는 분쟁 지역에 유엔(UN) 평화유지군을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동부 지역에서는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격돌했다. 2015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독일과 프랑스 중재로 휴전 협정을 맺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양국 정상은 '노르드 스트림2' 건설 문제를 놓고는 일부 국가의 반대를 의식한 듯 한층 더 일치된 입장을 보였다. '노르드 스트림2'는 발트해를 통해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이다. 자국을 경유하는 천연가스관 이용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우크라이나와, 독일의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 증가를 꺼리는 미국이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조찬에서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있다"며 "러시아의 포로가 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메르켈 총리는 "현재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며 '노르드 스트림2' 가스관 건설 사업 진행 과정에 우크라이나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새로운 가스관이) 우크라이나를 횡단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에도 맞고 경제적 요구에도 맞는 우선과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공동합의문 채택에 도달하진 못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실용주의 동맹 노선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이번 정상회담은 베를린과 모스크바 간의 긴장 관계를 완화하고 좀 더 실용적인 관계를 모색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날 회담에 대해 "트럼프의 행동이 러시아와 독일을 가까워지게 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슈피겔은 "양국 정상은 무표정한 얼굴로 농담도 주고받지 않았지만, 이들은 공동의 목표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유나 기자 yu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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