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4 (금)

3개월 만에 다시 손 맞잡은 푸틴·메르켈…러·독 관계 훈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이 세계 곳곳에서 보호무역의 칼을 휘두르는 가운데 러시아와 독일 간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처음으로 독일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지난 5월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를 찾은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지 불과 3개월 만입니다.

불과 지난 3월만 해도 영국에서의 '이중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과 관련해 양국이 충돌했던 것에 비춰보면 관계가 급진전한 셈입니다.

당시 독일은 대러시아 제재에 나선 영국에 동조해 러시아 외교관 4명을 추방했습니다.

관계 개선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행보와 이란 핵 합의 탈퇴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독일 간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노드 스트림-2' 사업을 놓고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맹비난한 점이 양국을 더욱 다가서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러시아에서 60~70%의 에너지를 수입한다"고 주장하면서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고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더구나 국내 정치에서 난민 정책을 둘러싼 갈등으로 수세에 몰린 메르켈 총리는 외교에서 돌파구를 찾을 시점이기도 합니다.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도 서방국가들의 반(反)러시아 전선을 이완시키는 효과를 나을 수 있기 때문에 두 정상의 이해가 맞아떨어집니다.

메르켈 총리는 저녁에 베를린 인근의 메제베르크 궁에서 푸틴 대통령을 활짝 웃으며 맞은 뒤 3시간 동안 논의를 한 점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폭넓고 깊은 논의가 이뤄졌을 수 있는 셈인데, 두 정상은 야외 테이블에 앉아있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이 다양하게 카메라에 노출됐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이번 회담에선 '노드 스트림 2'의 안정적인 건설과 시리아의 재건 문제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됐다는 관측입니다.

'노드 스트림-2'는 발트 해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건설사업으로, 완공 시 러시아의 천연가스가 안정적으로 유럽에 공급됩니다.

러시아 입장에선 천연가스를 원활하게 수출할 수 있고, 에너지 가격이 비싼 독일은 저렴하게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어 서로 '윈-윈'(win-win)을 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그러나 독일은 미국의 반대가 걸림돌로 작용한 데다, 우크라이나의 눈치를 봐왔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노드 스트림-2'의 완공 시 러시아로부터 자국을 지나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관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내전으로 황폐해진 시리아의 재건 사업과 관련해서도 독일 등 유럽연합(EU)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상당히 강조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러시아가 후원하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내전에서 승리를 굳힌 가운데, 러시아는 시리아의 재건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EU 국가들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전 "시리아는 재건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고 시리아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본국으로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해 회담에서 주요 의제가 될 것을 예고했습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최근 메르켈 총리를 만난 뒤 난민 귀환을 위한 환경 조성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혀 군불을 때기도 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회담 후 "러시아와 독일, 프랑스, 터키가 4자 형식으로 시리아 문제 해결 과정을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습니다.

☞ 내가 보낸 영상이 SBS 뉴스로! 제보하기 '클릭'
☞ [아시안게임 특집 뉴스] 생생 경기 하이라이트 보러 가기!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