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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진화하는 TV 간접광고…드라마 주인공 못지 않은 '히트상품'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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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미스터 션샤인 '불란셔 제빵소' PPL로 볼거리 제공

"기업과 드라마제작진 기획부터 협업, "최대한 자연스럽계 노출"

뉴스1

파리바게뜨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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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영화·드라마 등에 제품을 노출시켜 광고하는 마케팅 기법인 PPL(Product Placement)이 진화하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소품에 단순히 끼워넣기만 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드라마가 제품에 맞추다보니 다소 억지스럽고 스토리 흐름을 방해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제품이 드라마의 상황과 캐릭터에 맞춰 소비자가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세련되졌고, 풍성한 볼거리까지 제공하고 있다.

◇PPL 전략 다각화…드라마에 제품을 맞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PPL을 위해 제작진과 협의해 '불란셔 제빵소'라는 콘셉트를 개발하고 극중 제과점에서 만드는 제품들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지개 카스테라'다. 기존 제품을 PPL에 끼워넣는 형태가 아니라 드라마를 위한 제품을 먼저 만들고 이후 매장에 출시했다. 파리바게뜨는 이후에도 드라마에 나오는 제품들을 잇따라 매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최대한 드라마의 배경과 흐름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면서 시청자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하겠다는 전략으로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청자들은 '불란셔 제빵소'가 '파리바게뜨의 PPL'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극이라는 특성을 감안한 재치있는 설정에 재미를 느낀다는 분석이다.

또 PPL을 그대로 노출하기 어려운 시대극이지만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드라마에 등장하는 소재를 현실에서 팔고 있는지 찾아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직접 이를 알리는 방식을 통해 이슈를 만들기도 한다. 드라마에 등장했던 제품을 실제로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다수의 시청자들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있다.

미스터 션샤인에 나왔던 '알사탕'의 SNS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게시물은 3000건, '불란서제빵소' 게시물도 2000여건이 넘는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새로 출시한 제품 관련 게시물이 한 건도 안 올라오는 경우와 비교할 때 큰 관심을 얻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품의 좋은 점만 설명하지 않고 스스로 제품의 약점을 개그의 소재로 활용하는 '셀프 디스'를 통해 주목을 받는 경우도 있다.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몸이 허약하다는 이유로 항상 새벽마을 제품을 입에 달고 사는 극중 배우는 "홍삼 0.03% 들어있는 설탕덩어리"라며 해당 제품을 가감없이 비판한다.

이러한 모습은 제품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에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시청자들에 신선한 긴장감을 안겨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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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화면 갈무리.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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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자연스러워야 구매 욕구로 이어져"

에피소드에 활용되는 PPL이 극 중 흐름에 제품이 보다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제작진과 업체는 사전에 구체적이고 충분한 협의를 거치고 있다.

가구업체 일룸은 드라마 '도깨비'와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연이어 PPL을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했는데, 두 드라마 모두 주인공의 성격과 특성을 파악해 주인공의 공간에 알맞게 가구를 배치했다는 점에서는 동일했다.

하지만 도깨비는 주로 극중 회장이 해당 회사를 운영하며 명함이나 건물 등을 통해 브랜드를 노출시켰다면, 김비서는 이 방식과 더불어 남녀 주인공이 처음으로 침대에 눕는 장면 같이 상황에 맞게 제품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LF의 여성복 브랜드 '바네사브루노아떼'의 꽃무늬 패턴 원피스는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여주인공이 남자친구의 연락을 받고 원피스를 사는 설정에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이러한 전략은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김비서'에 나오는 일룸 모션베드는 6월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1만5000대를 돌파했다.

여주인공 방에 배치한 엘바 서랍형 책상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월평균 판매량 대비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한달 간 판매량이 48% 증가했으며, 전체 엘바 시리즈 기준으로는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네사브루노아떼'의 꽃무늬 패턴 원피스도 지난 2월에서 3월 사이 JTBC 드라마 두 편에 연달아 노출되면서 지난 3월 말 세 차례의 추가 재생산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제품이 스토리텔링에 최대한 부합해야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해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고 본다. 드라마 자체가 갖고 있는 영향력이 제품의 기능과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스토리와의 개연성 없이 뜬금없이 등장하는 PPL은 희화화될뿐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매장에 찾아와 해당 배우 및스토리와 제품을 연결시켜 특정할 수 있어야한다"며 "단순히 '드라마에서 봤다'는 수준으로는 부족하고 SNS, 블로그 등 여러 루트를 통해 회자되고 화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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