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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이산가족 상봉 사흘앞…고령화로 '3촌 이상' 만남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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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the300]사흘간 11시간씩 상봉…고령화로 이동동선 줄이고 의료진 증원

머니투데이

제21차 이산가족 상봉이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린다. 이산가족들의 고령화와 사망으로 ‘3촌 이상’ 가족 간 상봉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특징이다. 이동 동선을 줄이고 의료대원을 늘리는 등 행사도 고령의 참가자들을 감안해 준비됐다.

◇1차 89가족, 2차 83가족 금강산서 北 가족 상봉…사흘간 11시간 만남

통일부는 오는 20~26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일정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20일부터 22일까지(1차) 북측 주관으로 우리 측 방문단 89가족이 북측 가족을 만나며, 24일부터 26일까지(2차)는 북측의 상봉 의뢰자가 남측의 83가족과 상봉한다.

1차 방문단은 19일 강원도 속초에 집결해 방북교육 등을 받은 뒤 다음날 방북하며, 2회차 행사의 상봉단 역시 23일 속초에서 방북교육을 받고 24일 금강산으로 떠난다.

상봉 신청자와 함께 동행 하는 가족들을 포함해 1차 상봉에 참여하는 우리측 방문단은 총 197명이며, 2회차엔 337명이 상봉장에 나선다.

이들은 각자의 숙소에 머물다가 사흘간 정해진 6번의 순서에 총 11시간의 만남을 갖는다. 첫날 단체상봉과 환영만찬, 둘째날 개별상봉, 각 객실 중식, 단체상봉, 마지막날 작별상봉과 공동 중식 순서다.

올해 상봉엔 개별상봉 시간을 더 늘리기 위해 둘째날 점심을 단체로 먹지 않고 가족별로 객실에서 먹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덕분에 지난 회차까지 2시간이었던 점심 상봉 시간이 3시간으로 늘었다.

한편 최종 명단엔 남과 북측에서 각각 93명, 88명이 선정됐지만 우리측 9명이 결국 만남을 포기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부분 고령이라 건강상의 이유로 포기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당초 합의한 양측 100명씩과 비교하면 더 적다. 통일부는 매 상봉 인원이 계획에 미달하는 걸 막기 위해 제도적 개선도 검토키로 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생사확인 의뢰자를 늘리는 등의 방안을 북측과 협의 하겠다"고 밝혔다.

◇고령화로 이미 사망한 형제·자매 늘어…조카 등 3촌 이상과 만남 증가

이번 이산가족 상봉의 특징 중 하나는 상봉자들의 ‘고령화’다. 그래서 찾던 형제 자매가 사망한 뒤 그들의 자녀(조카)를 만나는 사례가 늘었다.

1차 상봉 대상자 중 사전 인터뷰에 응한 27명을 보면, 자식·형제 등 직계 가족과 상봉하는 경우는 8명 뿐이다. 나머지는 직계 가족이 이미 세상을 떠나 조카나 직계가족의 배우자 등을 만나게 된다.

행사지원에도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가 많아진 상황이 반영됐다. 이번 상봉행사엔 1차와 2차 의료진을 각각 24명, 22명씩 배치해 이전(각 20명) 보다 증원했다. 소방 인력도 각 회차마다 8명씩 처음으로 배치했다. 응급환자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동이 불편한 이산가족들을 배려해 버스에 탄 채 통행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이전 회차까지와 다른 점이다. 북측과 협의로 전원이 버스에 내려야 했던 방식을 조정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인원만 약 20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상봉 프로그램과 장소를 통합해 이동 거리를 최소화 했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이 같은 고령화 추이는 해마다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에 이산가족 찾기 신청을 한 인원 13만2603명(지난달 기준) 중 세상을 떠난 이들이 벌써 7만5741명이다.

현재 생존자 5만6862명 마저도 70대 이상이 85%다. 90세 이상이 21.4%(1만2146명), 80대가 41.2%(2만3425명)로 다음 만남을 기약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한편 이산가족 상봉은 1985년 9월 남북한 총 65가족이 서울과 평양에서 대면 상봉을 하며 시작됐다. 이후 2000년 615 공동선언을 계기로 이산가족 교류가 본격화했다.

2000년 이후 2015년 10월까지 총 20회의 대면 상봉행사와 7회의 회상상봉이 진행 돼 남북 총 4677 가족, 2만3519명이 만났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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