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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출발부터 '삐걱'…갈등 증폭(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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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권익위 "공론화위 먼저 구성하자" vs 시민모임 "시민참여형 숙의조사 수용해라"

공론화위원 선정 요구도 '거부'…이용섭 시장 면담 과정서 몸싸움 등 험악한 분위기

10년 넘게 논란 덩어리 2호선 건설 방식 또다시 재현 악몽 비판

연합뉴스

시민모임 시장실 앞 피켓시위.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광주시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방식을 결정할 '공론화위원회' 구성이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와 논의에 나선 최영태 시민권익위원장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대화중단을 선언하고 시민단체는 권익위원회가 제안한 공론화위원 추천(선정) 요구를 거부하는 등 갈등만 커지고 있다.

10년 넘게 논의해 결정한 2호선 건설방식을 제쳐두고 이용섭 시장이 '공론화'를 선거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이 같은 갈등은 예고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16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섭 시장은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시민모임은 최근 최영태 시민권익위원장 주재로 3차례에 걸쳐 광주시 관계자들과 지하철 2호선 공론화 관련 준비 회의를 했다"며 "이 자리에서 광주시는 시민모임이 주장한 '시민참여형 숙의조사'에 대해 어떤 의견도 내놓지 않고 대안을 내놓지도 않아 공전을 거듭했다"고 주장했다.

시민권익위원회는 시민모임과의 대화에서 이용섭 시장이 주문한 '공론화위원회 선(先) 구성, 찬바람 불기 전, 9월 말 10월 초 결정'을 거듭 주장해 '숙의조사'를 요구한 시민모임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모임은 이날 회견에서 "최영태 시민권익위원장은 '선 공론화위원회 구성'이라는 광주시의 입장만을 강권하는 편향성을 버리지 못하고 결국 대화중단을 선언했다"며 "미리 준비한 공론화위원 후보 명단을 제시하고 시민모임의 참여 여부를 결정하라는 식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특히 시민권익위원회는 대화 중단과 함께 시민모임에 공문을 보내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을 제외한 10명의 후보 명단을 제시하고 2명의 제척 대상을 선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중립적 인사들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자 법률 전문가 2명, 통계 전문가 2명, 갈등관리 전문가 또는 공론화 경험자 2명, 여론조사 2명, 도시계획 1명, 인문사회 1명 등 10명의 후보군을 선정했다.

이들 중 광주시와 시민모임 양측에서 각각 2명을 제척하고 다른 2명의 후보를 각각 추천해 모두 11명으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날 시민권익위원회에 답변서를 보낸 시민모임은 시민권익위원장의 대화중단 선언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사실상 거부했다.

시민모임은 공문에서 갈등 조정자인 시민소통기획관실의 역할 정립, 시민권익위원장의 대화중단 선언에 대한 사과, 공론화위원회 역할과 구성방법에 대한 논의 등을 역제안했다.

시민모임은 공문에서 "최영태 위원장의 일방적인 대화중단 선언은 최선을 다해 양쪽의 이견을 좁혀나가야 할 중재자의 역할과 태도가 아님을 지적한다"며 "시민모임은 지속적인 대화 방침에 변화가 없으며 제안 내용을 협의할 수 있도록 준비위원회 개최를 요청한다"며 17일 오후 6시까지 답변을 요청했다.

시민모임은 특히 최영태 위원장의 대화중단 사과와 일방적인 공론화위원회 구성안 취소, 지하철 공론화 과정에 표본 시민의 직접 참여와 학습·토론 기회 보장, 이용섭 시장의 '시민참여형 숙의조사' 준비를 위한 직접 대화 등을 요구했다.

앞서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모임은 광주시장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시장실 관계자와 몸싸움과 언쟁이 벌어지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당시 대한전문건설협회 광주시회 관계자들과 면담 중이던 이 시장은 시민모임이 사전 약속도 없이 갑자기 들이닥친 데 대해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냐'며 불편한 심기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공론화 방식이 숙의조사만 있는 게 아니다"며 "도시철도 2호선을 빨리 착공하라는 시민도 있는 만큼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공론조사위원회에서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시민모임 관계자들은 이 시장의 발언에 격앙돼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시민권익위원회와 시민모임의 대화중단에다 광주시와 시민모임의 마찰까지 더해져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찬바람 불기 전에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이용섭 시장의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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