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시가 직접 운영하겠다" 초강수에 업계 한발 후퇴
인천시청 앞 세워진 인천 광역버스 |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서울 광역버스가 운행 중단 위기에서 벗어났다.
인천시는 경영난을 호소하며 운행 중단과 함께 노선 폐지를 예고했던 6개 광역버스 업체가 폐선 신고를 철회했다고 16일 밝혔다.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오늘까지 폐선 신고를 철회하지 않으면 우리 시 입장에서는 폐선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업계 쪽에 분명히 알렸다"며 "그랬더니 폐선을 철회하겠다고 업계 쪽이 먼저 밝혔다"고 말했다.
박 부시장은 "인천시는 광역버스 노선이 폐선되면 (완전) 공영제 형태로 시가 직접 운영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며 "시가 사업면허를 반납받는 방안까지 고려하자 폐선 신고를 철회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광역버스 업계에 재정지원을 약속한 부분은 전혀 없다며, 일시적 지원 등 임시 대책으로는 현 사태를 풀 수 없다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인천 6개 광역버스 업체는 앞서 지난 9일 폐선 신고서 제출 때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인건비 상승 등 경영난이 심각하다며 시 재정지원이 없을 땐 오는 21일부터 19개 노선 259대의 운행 중단을 예고했다.
노선 폐지를 신고했던 업체는 신강교통(1100·1101·1601·9501·9802번), 인강여객(9100·9200·9201번), 선진여객(9300·1800번), 천지교통(1300·1301·1302·2500번), 마니교통(1000·1400·1500·9500번), 신동아교통(1200번)이다.
이는 인천 광역버스 28개 노선 344대 중 75.3%에 이르는 규모다.
광역버스 업계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적자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재정지원을 호소해 왔다.
6개 업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직원 인건비가 작년 120억6천만원에서 올해 140억4천만원으로 19억8천만원(16.4%)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6개 업체의 작년 적자분 총액이 약 2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적자 규모가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업계는 우려한다.
주 52시간 근무제와 관련해서도 유예기간 종료 뒤 내년부터 개정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려면 운전기사 수를 현재 436명에서 수년 내에 619명까지 41.9% 늘려야 해 인건비 부담이 가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승객 규모는 해마다 줄고 있다. 수인선과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 등 수도권 철도망이 확충되면서 버스 이용객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2천326만 명에 이르던 승객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며 작년에는 1천685만 명으로 4년 사이 27.6%나 줄었다.
인천 광역버스 업계는 이런 적자구조 속에서도 시민 편의를 위한 현 수준의 노선을 유지하려면 시내버스처럼 준공영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버스 준공영제는 민간업체가 버스노선을 운영하되 운송원가 대비 적자를 공공기관이 전액 지원해 주는 제도다. 이용률이 낮은 원도심의 비인기 노선도 재정 투입으로 버스 운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익성이 강한 제도다.
인천시는 2009년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했지만, 광역버스는 당시만 해도 시외버스 개념이 강해 인천시 준공영제 적용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광역버스 업계는 시내버스가 준공영제에 근거해 연간 1천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데도 광역버스에는 한 푼의 지원도 없는 것은 문제라며 재정지원 격차를 줄여가야 한다고 한다.
인천시는 그러나 광역버스로 준공영제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박 부시장은 "현재 시내버스 준공영제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광역버스에까지 준공영제를 확대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시민 편의를 높이기 위한 버스 정책을 놓고 근본적 문제를 고민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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