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 편집장 "中 사회, 진실과 혁신 추구하는 정신 받아들여야"
류야둥 중국 과기일보 편집장 |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에는 아직 진정한 과학 정신이 부족하며, 중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진실과 혁신을 추구하는 과학 정신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과학기술부 산하 관영 매체인 과기일보 류야둥(劉亞東) 편집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류 편집장은 "내년은 5·4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지만, 내 생각에 2019년의 중국은 1919년의 중국과 마찬가지로 아직 과학 정신이 부족한 사회"라고 꼬집었다.
5·4운동은 1919년 5월 4일 베이징대 학생들 주도로 일어났던 반제국주의 운동으로, 서구 민주주의와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중국을 부강하게 만들 것을 주창했다.
류 편집장은 "과학 정신은 과학계에 한정되지 않은, 사회 전반의 공유된 믿음과 가치, 규범"이라며 "진실과 혁신에 대한 추구,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등이 과학 정신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과학기술계의 원천적인 혁신은 아직 낮은 수준이며, 기초 연구도 약한 상태"라며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과학 정신의 부족으로, 이는 학계의 부패와 사기, 오만, 경박함을 불러온다"고 질타했다.
류 편집장은 지난 6월 중국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선진국을 곧 따라잡는다는 착각에 빠져 있으며, 이러한 착각이 무역분쟁의 한 원인이 됐다는 질타를 해 중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온 인물이다.
그가 맡는 과기일보도 줄곧 중국의 '겸손'을 강조해 왔다.
중국 선전 당국은 지난 3월부터 중국 전역의 영화관에서 개혁개방 후 경제 성장과 과학기술 성취 등을 강조하는 '대단한 우리나라'를 상영하며 중국 인민의 자부심과 애국심 고취에 나섰다.
하지만 과기일보는 4월부터 중국이 선진국에 뒤진 29개 핵심기술을 날카롭게 지적한 연재 기사를 실으며 이러한 분위기에 맞섰다.
지난 6월 류 편집장의 질타 후 중국 사회에는 중국이 헛된 자만을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최근 관영 매체의 논조는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지난주 인민일보는 사설에서 "중국의 지나친 자신감이 무역전쟁을 불러왔다는 비판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지난 100년간의 노력으로 중국은 세계 무대의 중심에 다시 가까워졌으며, 이러한 성취를 감추려는 것은 코끼리가 작은 나무 뒤에 숨으려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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