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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공항 입국장 면세점’ 도입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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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때 산 물품 휴대 불편 해소…해외 소비, 국내로 유입 효과도

문 대통령 지시에 급물살 탈 듯

중견·중소 면세점 업계 “환영”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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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입국장 면세점은 여행객이 해외로 출국할 때 면세품을 구매해 입국할 때까지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귀국길 공항이나 항만에서 필요한 물품을 면세로 구입하면 된다.

국민 다수는 도입에 찬성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가 2002∼2017년 공항 이용객 2만여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4%가 여행객 편의 증대를 이유로 입국장 면세점 설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해외여행 30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도 입국장 면세점이 없어서 (관광객들이) 시내나 공항 면세점에서 산 상품을 여행 기간 내내 휴대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이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국내 소비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해외 소비만 늘자,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해 해외 소비를 국내로 돌려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4분기 거주자의 해외 소비 지출액은 8조4000억여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8.9% 껑충 뛰었다. 국내 소비 지출액이 2.4% 증가한 데 비춰보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국내 입국장 면세점 도입과 관련한 논의가 그간 지지부진했던 것은 정부가 해외 사용을 전제로 면세한다는 ‘소비지 과세의 원칙’을 고집해왔기 때문이다. 대형 항공사 및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대기업들이 반대한 영향도 있다. 이들은 입국 때 면세 쇼핑이 가능해질 경우 기존 면세점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해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면세점 매출 규모는 연간 3300억원에 달한다.

한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출국장 면세점과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는 우리로선 전체 면세시장 파이가 커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나눠 먹기’가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존 업체들은 입국장에 신규 면세점을 도입할 게 아니라 출국 전 구입한 물품을 인도받는 ‘인도장’을 설치해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견·중소 면세점들은 새로운 면세점 도입 검토를 환영하고 있다. 과거 관세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입국장 면세점에 중견·중소기업만 들어올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기대할 수 있다. 한 중소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의 본래 취지가 관광객 편의 증대와 국산 브랜드 판매 증진인 점을 고려한다면 입국장 면세점이 조속히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이거나 설치할 예정인 곳은 73개국 137개 공항으로, 중국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도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고 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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