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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실전 재테크] 건강한 수익률, 주식보다 '채(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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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형펀드 수익률 1.30% 꽃길

국내 주식형펀드 -8.47% 흙길
올 평균수익률 차이 9%p 이상
무역전쟁 장기화 불안감 확산
초단기 채권펀드 4060억 몰려
외국인 보유액도 사상 최고치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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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좀 괜찮아지나 했더니 또 떨어지네요. 차트만 보고 있자니 아주 피가 마릅니다."
"증시가 하루가 다르게 출렁이니 어디 불안해서 투자하겠나요. 어디 안전자산 없을까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개인투자자가 모이는 인터넷 주식 카페 등에서는 국내 증시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발 빠른 이들은 이미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 투자로 방향을 선회했다. 실제로 국내 주식형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로 고전하는 반면 국내 채권형 펀드는 플러스 성과를 내면서 더욱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국내 채권형 펀드 264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0.21%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보면 회사채권(0.29%), 일반채권(0.24%), 국공채권(0.20%), 초단기채권(0.16%) 등 모든 유형의 국내 채권형 펀드가 수익을 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39%였다. 지난 6월부터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 등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일제히 약세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서로 보면 채권형 펀드와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차이는 더 커진다. 국내 채권형 펀드가 연초 이후 1.30%의 평균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8.47%로 9%p 넘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라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강화되면서 시중 자금도 채권형 펀드에 상대적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1조1246억원 증가했다. 특히 만기가 1년 미만인 초단기채권 펀드의 설정액은 4060억원이나 늘었다. 또 일반채권 펀드에는 7956억원, 회사채권 펀드에는 24억원이 각각 들어왔다. 다만 국공채권 펀드에서 793억원이 빠져나갔다.

이 가운데 만기가 3~6개월인 전자단기사채(전단채)나 기업어음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인 초단기채권 펀드의 경우 2015년 말 기준 4조331억원이던 설정액이 8조원에 육박하면서 2배 정도 커졌다. 초단기 채권형 펀드의 경우 다른 채권형 펀드에 비하면 수익률이 높지 않다. 올 들어 회사채권이 2.07%, 일반채권이 1.56%, 국공채권이 1.3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에 비해 초단기채권의 수익률은 1.02%에 불과하다. 하지만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주식형 펀드에 비하면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채 펀드를 판매 중인 증권사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모집에 있어서도 운용 기간이 짧은 상품이 인기"라고 귀띔했다.

실질적으로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채권의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다. 5월에 5조원 순매수에 이어 6월에는 7조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1월 이후 순유입이 계속 이어졌다. 이로써 6월 말 기준 외국인 국내 채권 보유액은 110조562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채권 애널리스트가 자산배분 전문가로 인기를 얻으며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금리 등 매크로 변수에 정통한 채권 애널리스트가 자산배분 전략을 짜는 데도 비교우위에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령화에 따라 장기투자기관의 자산이 급속도로 불어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이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매크로와 채권 기반 인력의 수요 증가가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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