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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리라화 폭락' 터키, 오늘 시장안정화 조치…자본통제설은 부인(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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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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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나주석 기자] 리라화(貨) 폭락으로 외환 위기 문턱에 선 터키 정부가 13일(현지시간) 은행 외화ㆍ리라화 스와프 거래를 제한하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단행한다. 다만 시장에서 요구한 기준금리 인상 등의 조치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안정화 조치가 실제 효과를 거둘지에는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부 장관은 전날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13일 아침에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며 "시장과 실물 분야 양쪽 모두에 필요한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알바이라크 장관은 구체적인 조치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재정 정책을 통해 현 위기를 탈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재정 정책의 관점에서 매우 강력한 정책을 펼칠 것이며,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역시 강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같은 날 터키 은행규제감독국(BDDK)은 자국 은행들에 외국 투자자와의 외화ㆍ리라화 스와프 거래, 현물ㆍ선물 외환 거래 등 유사 스와프 거래를 해당 은행 자본의 50%까지만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현행 거래 비율이 기준치 아래로 떨어져야 신규 거래나 거래 갱신이 이뤄진다. 이 비율은 매일 정산될 예정이다.

특히 알바이라크 장관이 필요시 재정준칙을 시행하겠다고 언급하며 터키 정부가 긴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그는 터키 정부가 달러 표시 예금에 손대는 등 자본 통제에 나설 수 있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연초부터 물가 상승,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던 터키 리라화는 최근 미국과의 외교적 문제로 경제 제재가 단행되며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달러당 리라화는 장중 한때 달러당 7.24리라 선을 기록했다. 이는 리라화 가치가 연초 대비 무려 45% 절하된 것이다.

알바이라크 장관은 리라화 폭락에 대해 "외부의 '작전'에 의한 결과"라며 앞서 장인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현 상황은 경제 지표로는 설명될 수 없다. 경제적 공격이 분명하다"며 "세계 금융시장 큰손들의 이 같은 공격은 모든 신흥국에 똑같은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상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이날 발표되는 대책에서 금리 인상 카드는 빠질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를 선호한다고 밝혀온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도 금리 인상을 '착취의 수단'으로 묘사하면서 덫에 빠지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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