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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마치고 6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로 출근해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규제 혁신·한반도 비핵화·민생 경제 회복 등 산적한 국정과제 해결에 재시동을 건다. 무엇보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속도감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취임 후 가장 낮은 60% 지지율을 기록한 가운데 휴가에서 돌아오기에 국정 추진 동력을 이어가려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고용 악화와 빈부격차 확대,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과 탈원전 논란 등은 문재인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고, 답보 상태인 미·북 비핵화 협상에 따라 한반도 평화와 경제협력 기대감마저 한풀 꺾였다. 이에 따라 국민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정책을 마련하고 경제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청와대에 깔려 있다. 조만간 청와대와 정부 고위 정책협의체를 부활해 '원팀'으로서 정책 조율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청와대 수석들과 내각 장관급 인사들이 언제든 머리를 맞대고 소통할 수 있는 공식 회의체를 만드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규제 혁신과 민생 등 경제 현안에 요즘 국정과제의 70%를 할애할 정도로 고심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 일정을 봐도 이미 혁신성장에 많이 쏠려 있다"고 밝혔다.
우선 문 대통령은 매달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주재하기로 했다. '만기친람'형으로 규제 개혁 전반을 한꺼번에 다루기보다는 앞으로는 특정 규제 분야 한 개를 선택해 실용적으로 해법을 모색하고 결과물을 내놓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의료기기 분야 규제 타파를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아간 것을 시작으로 금융, 에너지, 바이오, 교육,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7일 인터넷전문은행의 숙원인 은산분리(산업 자본의 은행 자본 지분 보유 제한) 규제 완화를 논의하는 현장간담회에 참석하고, 김동연 부총리는 8일 세종에서 관계부처 장관과 시도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혁신성장 연석회의를 개최한다. 또 문 대통령은 대·중소기업 산업 현장에도 수시로 찾아간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과 내각에도 '기업 기 살리기' 차원에서 산업 현장 방문을 독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비핵화 2차 중재' 역시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미·북 간에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불안한 평화'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국면 전환의 첫 단계는 종전선언이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처음 만나 판문점 선언을 통해 '올해 종전선언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중국을 포함한 4자 회담 개최'를 약속한 바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올해 가을 평양 답방 계획'을 보다 이른 시일 내에 성사시키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를 원동력으로 해서 다음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이끌어내는 구상도 갖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중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과 비공개로 회동했고 곧이어 미국을 찾아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면담한 것도 종전선언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다.
문 대통령은 휴가 기간에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를 읽고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연말까지 저소득층 특별대책과 최저임금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등 민생 경제를 살피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고용 침체와 빈부격차 확대에 따라 경제 활력은 예상보다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고,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9%로 낮췄다. 미국 금리 인상 방침에 따라 국내 금리와 환율도 요동치고 있다. 폭염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졌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에 따라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 역시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이 꼽힌다.
개각을 통해 인적 쇄신을 하고 청와대 조직 개편에 따른 후속 인사를 조속히 단행해 '일하는 정부'로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 장관급 3~4명 이상의 교체와 맞물려 일부 차관까지 물갈이하는 중폭 인사에 무게가 실리는데, 이 과정에서 야당과의 협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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