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사장 |
삼성전자가 최고급 전략을 앞세워 가전시장에서 부활에 나선다. 삼성전자가 선점한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영향력을 지속 확대하고, 하반기 고급 가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2분기 TV부문 활약으로 전기 대비 크게 개선된 실적을 이끌어내면서 하반기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가전사업을 총괄하는 CE(Consumer Electronics)부문은 하반기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제품군을 확대하고 신제품을 출시해 QLED TV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상도가 고화질(HD)급의 30배 이상인 8K급 초고화질 TV와 마이크로 LED TV 등 혁신 제품을 출시하고 고급 TV 영업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분기 삼성전자의 고급 제품인 QLED TV와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모두 3배 이상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QLED TV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판매가 4배 늘었고 초대형 TV도 3배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TV 판매가 급증한 것은 올해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많았고, 75인치 이상 초대형 제품 시장 공략을 확대한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판매한 QLED TV 가운데 70인치 이상 제품 판매가 전체의 20%에 달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75인치 이상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58.5%로 압도적인 1위였다.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2016년 42.3%, 2017년 46.2%로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인수한 미국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앞세워 국내 사업을 본격화하고 최고급 빌트인 가전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오는 4분기 중 서울 대치동에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데이코 쇼룸을 열 예정이다.
데이코의 국내 사업 전개가 본격화하면 삼성전자의 빌트인 가전은 '삼성 빌트인'과 프리미엄 빌트인 '셰프컬렉션'에 이어 최상위 초(超)프리미엄 빌트인 '데이코'까지 브랜드가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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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또 하반기 중 의류관리기를 출시해 LG전자가 독점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LG 스타일러'의 아성에 도전한다. 최근 출시된 대용량 건조기 '그랑데'는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으면서 삼성전자의 2분기 건조기 매출이 전년 대비 4배로 확대됐다. 인공지능(AI) 기반 빅스비를 적용한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큐브 공기청정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는 CE부문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셰프컬렉션, 대형 건조기 등 프리미엄 신제품 판매를 늘리고, 빌트인 가전 제품 판매를 강화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2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신기록 행진이 잠시 주춤했지만 3분기 영업이익 17조원대로 다시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가 삼성전자 실적을 이끄는 가운데 가전부문도 5000억원대 중반에서 많게는 6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LG전자 TV·가전사업부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성은 개선해야 할 과제다. LG전자는 올레드 TV로 프리미엄 제품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신생활가전 시장을 선점하면서 상반기 TV에서 12.4%라는 놀라운 영업이익률을 냈고, 가전사업부문에서도 9.9%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TV·가전 영업이익률은 3.9%에 그쳤다.
삼성전자 CE부문의 2분기 실적은 TV 사업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59.3% 증가한 5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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