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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서경이 만난 사람]손상호 금융연구원장 "국내영업 이미 포화상태...은행들,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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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문화적 유사성 겸비한

동남아지역 공략에 집중해야

은행이 조단위로 수익 낸다고

무조건 나쁜 인식 갖는 건 잘못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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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도 국내 영업만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이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 할 때가 됐습니다.”

올 상반기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11조원에 육박했다. 이로 인해 금리상승기 예대마진 차이로 손쉽게 이익을 챙기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는 국민적 반발심도 수년간 이어졌다. 그렇지만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은 아직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ROE만 봐도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이제 두자릿수로 올라섰는데 15~20%인 글로벌 주요 은행과는 격차가 크다. 손상호 원장은 “은행이 조 단위로 번다면 무조건 나쁜 인식을 갖는데 그건 잘못됐다”고 짚었다.

다만 국내에서 기관영업이나 우량 중소기업을 놓고 출혈경쟁을 벌이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자체 금고를 따내기 위해 거액의 출연금을 낸다거나 알짜 고객을 빼앗기 위해 다투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은행의 국내 영업은 거의 포화상태여서 여기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손 원장이 판단하기에 결국 대안은 해외시장이다. 아직 금융사 전체 이익에서 글로벌 비중은 10% 수준에 그친다. 그는 “최근 1~2년간 금융사의 글로벌 이익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과실을 따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는데 현지 감독당국과의 관계도 잘 형성하면서 쌓아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남방정책에 발맞춘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 전략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나타냈다. 손 원장은 “경제적 관계는 물론 문화적으로 유사성이 있는 지역으로의 진출이 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아시아 지역에 주력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판단된다”면서 “특히 현지법인 설립 및 인수합병(M&A)을 통한 소매금융업 영위는 지금처럼 아시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 개발도상국에서의 소매영업, 그리고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 등을 살펴 진출국가 수를 줄이고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견해다. 그는 “산탄데르방크나 씨티은행처럼 개도국에서 성공적으로 소매로 나간 것은 획기적인 사례”라며 “우리나라도 상대적 강점을 가진 소매영업을 하면서 점포를 늘리고 이익을 내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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