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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바이오·식품 인재 전 세계서 직접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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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과학자대회 방문한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

매일경제

"최고경영자(CEO)보다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을 직접 찾았다. 바이오·식품 분야 인재를 발굴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등 미래 사업을 준비할 것이다."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사진)는 지난 2일(현지시간) 한미과학자대회(UKC)가 열린 미국 뉴욕 세인트존스대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현재 연구개발(R&D) 인력을 700명 보유하고 있지만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더 많은 인재가 필요하다"며 "인재 확보를 토대로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해 초격차 역량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UKC는 미국 현지에서 공부하는 재미 한인 과학자들이 많이 모이는 만큼 여러 기업과 정부출연연구소, 대학 등이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업 CEO가 직접 UKC를 찾는 일은 거의 없었다. 신 대표는 "바이오·식품 분야 글로벌 초격차 R&D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거보다 공격적으로 인재를 영입할 계획"이라며 "'사람이 CJ의 미래'라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인재제일' 경영철학을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와 식품 산업을 연결할 수 있는 인재 채용에 역점을 두면서 미래 중점 사업에 대한 밑그림을 드러냈다. 신 대표는 이날 CJ제일제당의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언론에 처음 공개하는 등 미래 사업과 관련해 몇 가지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신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 의약품, DNA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맞춤형 식품을 만드는 영역에 대한 R&D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유익균과 유해균이 생성되는 원리와 질병 간 연관성 등을 분석할 수 있어 신약 개발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분야다.

또한 무선인식시스템 RFID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일렉트로닉스' 연구를 위한 인력을 뽑아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바이오일렉트로닉스란 '바이오테크놀로지(biotechnology)'와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를 융합한 첨단 공학 분야로 생물이 갖고 있는 생체정보를 이용한 기술을 의미한다. 응용 분야로는 바이오센서, 바이오칩, 바이오컴퓨터 등이 있다.

그는 또 "CJ제일제당은 아미노산 생산 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아직 밝힐 수 없는 아미노산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1~2년 내에 완성시켜 2위와 격차를 더욱 벌려나가겠다"며 바이오 사업과 관련한 성과를 예고했다.

CJ제일제당은 분야별 슈퍼급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채용 방식을 180도 바꿨다. 지원자들이 먼저 원서를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CJ제일제당이 식품과 바이오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는 석·박사급 연구자 2200여 명 리스트를 확보한 뒤 이 중 외국인을 포함해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제안했다. 신 대표는 "미국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싶은 지원자들을 위해 보스턴 연구소 외에 미국 서부에 연구소 분원을 설립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며 "박사급 인력이 입사했을 때 회사 보상 프로그램의 상한선도 폐지한 만큼 좋은 인재에 대해서는 많은 보상을 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미국을 찾은 신 대표는 UKC에서,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는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미국 시카고에서 식품 분야 R&D 인력에 대한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시카고와 UKC에서 박사급 전문 연구인력 각각 10여 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CJ제일제당이 진행하는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 인수를 위한 협상과 관련해 신 대표는 "슈완스는 미국에서 강력한 영업 네트워크, 우수한 인력, 전국적인 생산 인프라스트럭처 등을 갖추고 있는 회사"라며 "현지 음식을 토대로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을 적용한다면 로컬 푸드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수·합병(M&A)은 미국처럼 성숙한 현지 시장에 신속히 진입해 성공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대안"이라며 "다만 자원에 한계가 있는 만큼 효율적으로 접근한다는 전제하에서 M&A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 뉴욕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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