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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방글라데시 경찰, 곤봉·고무탄으로 ‘교통안전 항의’ 시위 폭력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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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0대 두명 ‘버스 사망사고’ 후 시위 확산

일주일간 수만명 학생 시위 참여

경찰이 고무총탄 발사해 폭력 진압… “부상자 중 일부 상태 심각”



인구 1500만의 대도시인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열악한 교통 환경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고무총탄과 최루탄을 발사해 100명 넘는 학생이 다쳤다.

<에이피>(AP) 통신과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학생들의 시위는 지난달 29일 10대 학생 두명이 승객을 태우기 위해 과속으로 달리던 버스에 치여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 사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며 평소 열악한 교통환경에 고통 받던 학생 수천여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안전한 교통 환경’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일주일간 이어진 이번 시위에 10대 초반 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수만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일부 학생들은 거리를 지나는 버스와 차량을 세워, 기사가 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는지 등을 직접 검사했다.

시위에 불을 붙인 것은 샤자한 칸 운송부 장관 ‘망언’이었다. 그는 “최근 인도에서 발생한 버스사고로 33명이 사망했는데 왜 그때는 시위를 하지 않았느냐. 시위대가 위선적이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 시위가 더 격렬해지자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2일 전국에 임시 휴교령을 내리고, 버스운전자 면허증 관리 및 단속을 강화하고, 대로에 인접한 학교 인근에 육교를 설치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위는 중단되지 않았다. 그러자 당국의 ‘폭력 진압’이 시작됐다. <아에프페> 통신은 현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경찰이 다카의 지가탈라 지역에서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학생들에게 고무총탄과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또 친정부 활동가들이 곤봉으로 학생들을 진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병원 관계자는 이날 오후에만 115명 부상자가 치료를 받았고 일부는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시위대에게 고무총탄과 최루탄을 발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정부도 일부 시위대의 공격으로 차량 300여대가 파손되고 버스 10여대가 불탔다고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다카는 열악한 교통 환경으로 악명이 높다. 무면허 운전자가 많은 데다 교통질서도 엉망인 탓에 지난해에만 4200여명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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