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계곡마다 여전히 불법 평상영업 '기승'

주민들 “소극적인 단속에 매년 반복”

최근 3년 시정명령 27건에 고발 2건

5일 강원 춘천시 사북면 지암계곡에서 햇빛 가림막과 평상을 설치하고 불법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 현행법 상 계곡과 같은 개발제한구역 안에서는 지자체로부터 허가받지 않은 평상 등 가설물이나 건축물은 불법이다. 2018.8.5/뉴스1 © News1 김경석 기자

(춘천=뉴스1) 김경석 기자 = 매년 여름 휴가철이면 강원 춘천시 사북면 지암계곡과 서면 덕두원리에는 불법 평상영업이 기승을 부린다.

5일 지암계곡 상류부근에는 우거진 숲 사이로 평상에 자리를 잡고 쉬거나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지암계곡은 화악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차갑고 맑은 계곡 물과 우거진 숲 때문에 매년 7~8월 더위를 피하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계곡물 위에는 인근 펜션 및 음식점이 버젓이 햇빛 가림막과 평상을 설치하고 음식을 파는 불법 행위를 되풀이해 피서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직장 동료와 휴가차 계곡을 방문한 김모씨(39·여·서울)는 주차를 하던 중 업소 주인에게 이곳은 사유지로 주차하려면 평상을 대여해야 한다며 대여료 5만원 요구를 받아 당황했다.

김씨가 불법 영업이 아니냐며 따졌지만 ‘이곳은 사유지다. 대여하기 싫으면 딴 곳으로 가라’는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결국 김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평상을 대여했다.

김씨는 “다른 평상은 음식까지 시키면 7만원에서 10만원까지 받는다. 계곡 물위에 평상에 앉아 삼겹살도 굽고 라면도 끓여 먹고 있었지만 누구하나 제재하는 사람도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5일 강원 춘천시 사북면 지암계곡에서 햇빛 가림막과 평상을 설치하고 불법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 현행법 상 계곡과 같은 개발제한구역 안에서는 지자체로부터 허가받지 않은 평상 등 가설물이나 건축물은 불법이다. 2018.8.5/뉴스1 © News1 김경석 기자

지역 주민들도 매년 불법 평상영업을 되풀이하는 업주들의 행태에 혀를 찬다.

장강윤 지역자율방범대 총무처장은 “매년 불법 평상영업에 대해 계도하고 시청에 고발도 요구하고 있지만 제대로 감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해당 불법 영업에 대해 강제철거를 할 수 있는 근거도 있지만 소극적인 단속에 매년 뻔뻔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평상영업으로 계곡이 환경오염으로 더러워지면 피서객들이 찾지 않을 텐데 인근 업주들이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눈앞의 돈벌이만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불법 평상영업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2차에 걸쳐 시정명령 후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관내 7명의 보조원들이 민원이 발생하면 단속에 나간다. 이들이 쓰레기나 제초업무도 수행하다보니 피서철만 되면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올해) 관내 계곡 불법 평상 영업 시정명령 건수는 27건이며 고발된 사례는 2건이다.
kks1019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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