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미디어 콘텐츠 등 성장주 수급 불안
넷플릭스 부진, 국내 관련株 하락세에 트리거
펀더멘탈 이상무, 장기적 기대감 유효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코스닥시장 주도주(株)로 부상해온 콘텐츠 관련주가 최근 부진의 늪에 빠졌다. 올해 상반기 털석 주저앉은 바이오주 대신 시장을 주도하는 듯 했지만 최근 2주 연속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고 보고 있다
◇무역전쟁+급등에 따른 조정+넷플릭스 부진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디어 콘텐츠 관련주는 지난달 17일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스튜디오드래곤(253450)과 제이콘텐트리(036420)는 지난 3일까지 각각 14.91%, 13.06% 떨어졌다. 스튜디오드래곤 모회사인 CJ ENM(035760)와 아프리카TV(067160) 등도 같은 기간 12.9%, 25.18% 하락했다.
국내 증시뿐 아니라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미디어 콘텐츠주는 대체로 부진했다. 주가 하향의 트리거가 된 것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의 2분기 실적이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주가가 출렁이자 이를 계기로 성장주 가운데 그동안 주가 상승폭이 컸던 콘텐츠 업종이 기다렸다는 듯 줄줄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14% 급락했다. 성장의 핵심지표로 꼽히는 ‘가입자수’ 증가율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가는 지난달 400.48달러(한화 약 45만원)에서 2일(현지시간) 344.50달러(한화 약 39만원)로 내려앉았다. 이 영향으로 중국 게임스트리밍 플랫폼 업체 후야와 아이치이 등의 글로벌 콘텐츠 관련주 역시 부진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마찬가지로 넷플릭스 관련주로 꼽히던 스튜디오드래곤와 제이콘텐트리 주가가 뒤따라 하락곡선을 그린 것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6월 넷플릭스와 24부작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방영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제이콘텐트리는 올해 상반기 드라마 ‘미스티’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넷플릭스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모회사 CJ ENM는 지난달 CJ오쇼핑과 CJ E&M 합병이슈에도 차익실현이 나오면서 하락했다.
◇콘텐츠株, 펀더멘탈 양호…장기적 기대감
증권가에서는 무역전쟁 영향으로 콘텐츠 관련주가 조정기에 접어들었지만 펀더멘탈에 문제가 없는 만큼 하반기 실적에 발맞춰 다시 주도주 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넷플릭스만 하더라도 해외 스트리밍 매출액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내 스트리밍 매출액 규모를 뛰어넘었다. 이는 국내 업체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 실적으로 인해 국내 콘텐츠 업체가 하락한 것은 단기적인 이슈”라면서 “넷플릭스는 성장률도 여전히 높고 미국 내에서는 경쟁으로 부진했지만 해외 매출액은 더 올라 스튜디오드래곤이나 제이콘텐트리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콘텐츠주는 이런 이슈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면서 “국내 콘텐츠 시장의 실적은 하반기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해 “현재 넷플릭스 맞춤형 자체 드라마를 제작 중이며 내년 하반기 중 공개돼 수익으로 인식될 것”이라며 “이 경우 마진율의 상단이 생기나 장기적으로 글로벌 콘텐츠 제작 역량에 대한 선전 기회가 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제이콘텐트리에 대해서도 “유상증자 공모자금을 텐트폴 등 IP 투자, 차입금 상환, 제작사 인수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실적의 제약요인이 투자여력 부재 및 제작 역량 한계에서 비롯된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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