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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시진핑 책사’ 왕후닝 신변이상설… 퇴진 가능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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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넘게 개인 활동 보도 없고

베이다이허 회의에도 두문불출
한국일보

왕후닝 중국 공산당 이념ㆍ선전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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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으로 대외선전을 담당하는 왕후닝(王滬寧) 이념ㆍ선전 담당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신변이상설이 확산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시 주석의 대외정책 노선과 개인 숭배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5일 공산당 정치국원인 후춘화(胡春華) 부총리와 천시(陳希) 중앙조직부장이 전날 시 주석 위임을 받아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중국과학원 및 중국공정원 원사(院士) 중심의 전문가 62명과 만나 좌담회를 가졌다는 보도로 베이다이허 회의 개막을 알렸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매년 중국 전ㆍ현직 수뇌부가 피서와 휴가를 겸해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비공식 회의 형태로 전문가들과 논의하는 행사다.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무역전쟁 대응과 시 주석의 대외정책 노선, 북한 비핵화 문제, 금융리스크 예방, 중요 인사 방향, 당내 사상ㆍ선전 문제 및 지도부 리더십 문제 등이 다뤄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미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한 주요 관영 매체에선 지난주 후반부터 주요 지도부 인사들의 동정 보도가 사라져 회의 개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베이다이허 소재지인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에선 지난 2일부터 이중삼중의 검문과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이번 회의는 시작부터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 주목된다. 통상 당 서열 5위의 이념ㆍ선전 담당 상무위원이 주관하던 전문가 좌담회를 인사 담당 부총리와 중앙조직부장이 대신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무역전쟁을 계기로 시 주석의 대외노선인 굴기(崛起ㆍ우뚝 섬) 전략에 대한 비판, 시진핑 1인 체제 강화의 일환으로 전개돼 온 개인 숭배에 대한 비난과 저항 등이 표면화하면서 왕 상무위원의 직위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관영매체에선 최근 한 달 넘게 왕 상무위원 개인 활동에 대한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다. 또 일부 홍콩 매체들은 베이징(北京) 외교가의 소식통과 소문 등을 인용해 그가 물러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왕 상무위원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시 주석의 정치적 입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왕 상무위원 불참이 시 주석 측의 의도된 시나리오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 주석에 비판적인 원로들의 화살이 집중될 것을 우려해 왕 상무위원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베이다이허 회의의 첫 일정 격인 좌담회를 정치국원이 주재하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베이다이허 회의의 영향력과 위상을 낮추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현재까지는 시 주석의 권력 기반이 흔들린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무역전쟁이 더 격화하고 장기화할 경우 대외노선과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왕 상무위원을 비롯한 시 주석 주변인물들 중 일부는 부침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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