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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Top-Notch]76 버드, 실리콘밸리 강타··· '전동 스쿠터 공유'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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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혁신의 중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새(Bird)’ 열풍이 불고 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걸작 영화 ‘새'(1963년)에 등장하는 공포스러운 새떼가 아니라 운전하기 쉽고 저렴한 전동 스쿠터 공유 기업 ‘버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IT 전문 미디어 ‘더 버지’는 지난 1일 “‘버드’가 미국의 성공에 바탕, 유럽의 중심부 프랑스 파리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전기 스쿠터 공유 사업을 시작키로 했다”며 “‘버드'가 각국의 규제 장벽을 어떻게 돌파할 지 관심"이라고 보도했다.

버드는 “파리와 텔아비브에서 50~100대 가량의 스쿠터를 시범 운영한 뒤 점차 운영 지역과 스쿠터의 수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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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드’ 창업 10개월 만에 기업 가치 2조원 돌파

‘버드’는 자동차 공유 기업 리프트(Lyft)의 최고운영책임자, 우버(Uber)의 부사장 출신인 트래비스 반더잔드 CEO가 작년 9월 창업한 전기 스쿠터 공유 기업이다.

창업 10개월도 안돼 미국 22개 도시에서 1000여대의 전기 스쿠터 대여 서비스를 제공, 이용자가 수백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대 후반과 20대 등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대 시속 14.8마일(24㎞)로 달리는 ‘버드’의 전기 스쿠터는 스마트폰, 태블릿처럼 리튬 이온 배터리로 구동한다. 전용 앱을 내려 받아 실행하면 가까이에 있는 전기 스쿠터가 화면에 뜨고, 스쿠터를 찾아 고유 QR 코드를 인식시키면 이용할 수 있다.

대여료는 단 돈 1달러. 이용료는 분당 15센트. 10분간 이용료는 2.5달러면 된다. 목적지까지 이동한 뒤 스쿠터를 놔두고 앱을 실행, 종료를 누르면 영수증이 이메일로 날아온다.

딱히 도로 정체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곳에 세워두면 되기 때문에 주차 고민도 없다. 타는 재미는 덤이다.

‘버드’는 올 해 2월, 3월, 5월 세차례에 걸친 투자자 모집을 통해 2억6500만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특히 지난 5월 구글, 유튜브 등의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실리콘밸리의 수퍼 벤처캐피탈 ‘세쿼이아 캐피털’의 자금 1억5000만달러를 유치, ‘가장 빨리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이란 타이틀까지 얻었다.

현재 기업 가치가 20억달러(한화 2조2000억원)를 돌파했다는 분석이다. ‘버드’는 올해 하반기 3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모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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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우버도 ‘스쿠터 공유 사업’ 대대적 투자

실리콘밸리의 간판 기업들도 전동 스쿠터 공유 사업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Mobility)와 스마트 시티 사업을 추진하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 7월 ‘버드’의 경쟁사인 ‘라임(Lime)’의 3억3000만달러(한화 3300억원)짜리 투자 자금 유치를 주도했다.

‘라임’ 펀딩에는 우버, 유럽 최고 투자 기업인 아토미코(Atomico), 피델리티(Fidelity) 등 쟁쟁한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덕분에 ‘라임’의 기업 가치는 11억달러(1조2100억원)로 상승했다.

미국 65개 도시를 비롯 파리, 베를린 등에서 자전거와 전동 스쿠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임’은 이용자가 6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히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를 근거지로 하는 또 다른 전기 스쿠터 공유기업 ‘스핀(Spin)’도 최근 블록체인 펀딩을 통해 1억2500만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자동차 공유 기업’의 대명사인 우버는 올 해 4월 미국의 자전거 공유 기업 ‘점프바이크’를 인수했다.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에 거점을 둔 ‘점프바이크’는 GPS와 결제 시스템이 탑재된 전기 자동차를 이용자가 원하는 곳에서 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프트’도 지난 4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전거 대여 서비스 사업을 벌이는 ‘모티베이트(Motivate)’를 2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모티베이트는 스쿠터 대여 사업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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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가 성공 관건”

‘버드' ‘라임' 등 전동 스쿠터 공유 기업들이 주목 받는 이유는 10대 후반의 대학생이나 20대 직장인 등 미래 소비의 주역들이 주 이용자들이기 때문이다.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의외로 많다”고 반더잔드 버드 CEO는 말했다.

무단 주차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이용자의 헬멧 미착용, 보행자 충돌 등 사고 위험이 많다는 지적도 많다. 하지만 스쿠터에 익숙한 젊은 층이 주로 이용, 오스틴 등 이용자가 많은 도시에서 신고된 사고는 없다고 CNBC는 보도했다.

전동 스쿠터 공유 사업이 성공할까?

열쇠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나 안전 기준 등 규제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많다.

모바일 앱, GPS, 전동 스쿠터가 결합한 혁신적인 신종 서비스 사업이다 보니 사업 면허 발급, 안전 기준 등 기존 제도를 손질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탄생한 ‘버드’가 스쿠터 공유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 직후 시로부터 무면허 영업으로 소송을 당해 30만달러에 합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덴버, 내쉬빌 등은 스쿠터 공유 사업에 대한 적절한 기준과 규제안이 마련될 때 까지 잠정적으로 전기 스쿠터 공유 사업을 불허키로 했다.

반면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 시장은 “스쿠터가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한 불법화할 이유는 없다. 전동 스쿠터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성수 기자(ssb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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